능선따라 걷는 길

태백산 장군봉(1,567m)과 문수봉(1,517m)을 오르며 눈꽃의 향기에 취하다

미지부동산 2016. 2. 16. 12:16

태백산 장군봉(1,567m)과 문수봉(1,517m)을 오르며 눈꽃의 향기에 취하다

(2016. 2. 14. . 분당; 흐림, 태백산; (영하권으로 매서운 눈보라침))

민족의 영산(靈山)이며 신령(神靈)스런 산()인 태백산(太白山)!

태백산이란 이름만 들어도 왠지 가슴이 뭉클하고 그 산에 가면 세속(世俗)에 물들었던 모든 상념들을 떨쳐버리고 올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태백산은 백두산(2,744m)에서 시작하여 금강산(1,639m), 설악산(1,708m), 오대산(1,563m),

태백산(1,567m), 소백산(1,439m)을 거쳐 지리산(1,915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산으로 그 의미는 크고 밝은 산이란 뜻이다.

우리 한 민족 대다수가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의 근원지(根源地)이기도 하다.

한강의 발원지로 한반도의 중서부와 수도의 젖줄로서 하루 2,000ton의 지하수를 뿜어내고 있는 검룡수(劍龍水)낙동강 천삼백리 예서부터 시작되다라는 황지(潢池)연못은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영남내륙을 관통한 다음 남해(南海)까지 이른다.

태백산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1592 413) 전에는 조선왕조실록을 서울춘추관, 충주, 성주, 전주 4곳에서 보관하던 중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를 제외하고 모두 불타므로 임진왜란 후에는 전주사고본을 복사하여 춘추관,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 마니산 5곳에 보관하였었다.

태백산에는 매년 개천절 때 천제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서기139년 신라 7대 일성왕(逸聖王) 10월 상달을 맞아 임금이 이곳에서 제사를 올렸다고 삼국사기에 전한다.

이처럼 하늘과 땅과 조상을 숭배하는 한 민족의 성지(聖地)인 태백산을 오르려고 한다. 매년 2월 초순경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비가 오는가 쉽더니 마치 봄을 연상하게 전국이 영상  13도 이상의 따뜻한 기온을 보인다.

그런데 오늘부터 약 1주일간은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꽃샘추위가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한다. 그리고 영동 산간지방에는 5~10cm정도의 눈이 내릴 것이라 한다.

산행을 위해 문밖을 나서니 차가운 공기가 몸을 움츠리게 한다.

만남의 장소(야탑BYC건물 앞)로 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코끝이 빨게지고 귀가 시리다.

만남의 장소에서 회원들은 구정 명절을 잘 보냈는지 안부와 새해에는 하는 일들이 잘 되고 건강 하길 바라며 서로 방가방가 한다.

우리 반디회원들을 실은 버스는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문막휴게소에 잠시 정차하다. 많은 관광버스들이 올해의 마지막 눈 산행을 즐기려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차장 밖은 잔뜩 흐려 있다. 중앙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접어든 후 정선가까이 다다르니 약간의 눈들이 보이는가 싶더니 거의 눈들이 없다.

태백시에 접어 들었지만 눈은 보이지 않고 개울가에는 파릇파릇한 풀들이 돋아나고 흐르는 물소리가 난다. 예전 같으면 눈 때문에 차량통행이 불편했고 개울에는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한 겨울에 눈 없는 태백산을 연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태백시내를 가로 질러 눈썰매장이 있는 소도동을 지나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해발 935m인 화방재에 당도한다.(1025분경)

 

오늘의 산행코스는

화방재 ~ 유일사 3.2km/1;10 ~ 천제단 2.1km/0;50 ~ 소문수봉 3.5km/1;20 ~

당골광장 3.8km/1;10분으로 산행시간 약 12.6km/ 4;30분 소요될 것으로 예정이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온도가 뚝 떨어져 춥다는 생각들이 들었는지 회원들은 겨울 등산차비를 갖추고 산행에 임한다.

화방재를 출발하여 사길령매표소를 지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만 자라고 있는 낙엽송 숲을 한 줄로 오른다. 찬 기운이 얼굴에 닿는 순간 이것이 겨울 산행의 맛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찬 바람이 불지만 몸에서는 열기가 난다. 벌써부터 땀이 배기 시작한다.

산이 고도를 높일수록 등산로는 얼어서 미끄럽다. 조심들 하면서 위로 오른다.

눈바람은 더 세게 분다. 온 산이 하얗게 변해 있고 나뭇가지들 마다 눈으로 하얗게 덮어져 가고 있다. 주변은 눈으로 지척을 분간할 수 없다.

안전을 위해 아이젠을 착용하니 걷기가 훨씬 수월하다. 오르면서 자연의 아름다운 비경을 사진으로 담는다.

갈림길이 나오자 유일사 방향으로 향한다. 유일사는 최근세에 스님이 기도하던 중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바위 밑에서 수도하는 모습을 보고 예전에 있던 터에 유일사라는 절을 지었다고 한다.

골짜기에 있는 절이다 보니 무량수전 앞의 계곡에는 얼음이 꽁꽁 얼어 있다. 비구니 스님이 화장실이 고장 났다고 하여 김상효회원님이 추위에도 아량 곳 하지 않고 고쳐주니 너무 감사해서  기도하여 주겠다고 한다. 벌써 점심때가 된 것 같다고 하여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이곳에서 점심을 즐긴다. 식사와 곁들여 문어를 안주로 삼아 한잔의 막걸리는 보약을 먹은 것 같이 힘이 난다. 점심을 즐긴 후 눈 오는 절간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은 산행의 맛을 더 느끼게 한다. 온 몸에 에너지를 충전하고 가벼워진 배낭을 메니 가파른 비탈길도 힘이 안 든다.

장군봉인 천제단을 오르기 위해 산 능선에 당도하니 너무나 많은 산객님들이 서로 정상을 오르려고 하고 있다. 함께한 일행들이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다.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이런 광경들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장갑을 벗으니 금새 손이 얼어버리는 것 같다. 이곳의 바람은 몹시 춥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진 것 같다. 천제단을 향해 오르는 산객님들 대부분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장비를 갖췄지만 개중에는 추워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 산객님도 있고 머리와 눈썹에 하얀 눈이 붙어 마치 산신령 같은 분위기를 보이는 산객님도 보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주목들이 보이자 서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나뭇가지에 붙은 눈꽃들~~~

이처럼 아름다운 꽃들이 이 세상에 있을까?

이 세상에는 수많은 꽃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피고 지고 한다. 그 많은 꽃들이 필 때는 매우 아름답다. 그러나 그런 생명체적인 꽃들의 아름다움 보다 자연현상에 의해 피는 눈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꽃들을 보기 위해 지금 태백산에 많은 산객님들이 추위를 아량 곳 하지 않고 찾은 것이다. 천제단에 당도하니 천제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산객님들이 너무 많다. 또한 장군봉이라는 표지석에는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산객님들은 내가 이곳에 왔다는 증표로 반드시 이 천제단과 장군봉 표지석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양 의지들이 굳건해 보인다.

반디회원들과 서로 사진을 찍으며 눈꽃의 아름다움에 동화된다. 또한 매서운 차가운 태백산의 정기를 가슴속 깊이 들이마시며 태백산의 천제단에  대해 생각한다.

태백산 정상부근에 3개의 천제단이 있다. 상단에 있는 장군봉의 천제단은 하늘을 의미하는 천()으로 하늘이 둥글다는 원()과 중단에 있는 천제단은 땅을 의미하는 지()로서 땅은 네모나다는 방()과 하단은 사람을 뜻하는 인()으로서 뿔각()자를 표현한 것으로 하늘과 땅과 조상을 숭배하는 한() 민족(民族)의 성지(聖地)인 것이다.

회원들과 어울려 눈꽃에 빠져 방향감각을 잃어 문수봉을 향한다는 것이 잘못하여 당골 방향인 단종비각까지 내려가게 되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지도를 확인하니 길을 잘 못 든 것이다. 할 수 없이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다시 천제단을 향해 오른다. 가파른 비탈길을 헐떡이며 오르는데 많은 회원들은 지름길인 당골로 내려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상효님과 김명호님이 내려오고 있다. ? 문수봉으로 가지 않고 당골로 오느냐 하니 기다려도 오지 않기 때문에 이리로 온 것이라고 한다. 셋이서 장군봉인 천제단을 향해 오른 후 빠른 걸음으로 문수봉으로 향한다.

중단인 천제단과 하단인 천제단을 지나 완만한 능선 따라 걷다 보면 주목들이 하얀 눈을 덮어 쓰고 유혹의 눈길을 준다. 주목의 아름다운 자태를 가슴속에 담고 사진으로 남긴다.

계속 이어지는 하얀 눈꽃들~~~

마치 바닷속의 산호초군락지에 있는 착각을 일으킨다.

아름다운 줄무늬를 띤 열대어들이 이 산호초군락지를 이리저리 오가며 노니는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광경들~~~

인간의 땅이 아닌 선경(仙境)의 땅을 오가는 착각을 일으킨다.

선경의 땅을 걷다가 뛰다 가를 반복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향유한다.

등산로에 부쇠봉 100m라는 표지가 있다. 단군의 네 아들 부루, 부소, 부우, 부여가 있는데 부소를 의미하는 부쇠봉(1547m)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지만 눈이 내리고 있어 주변을 조망할 수 없어 그냥 문수봉으로 향한다. 눈꽃의 향연을 즐기면서 문수봉에 당도하니 너무나 바람이 세다.

돌탑 앞의 문수봉이란 표지목과 함께 만남의 정을 나눈다. 너무나 춥고 바람이 불어 제자리에 서 있기 조차 힘들다. 금방이라도 날려 갈 것 같다. 사진으로 남기려고 하니 너무나 손이 시리다.

문수봉과 잠시 만남의 정을 나눈 후 소문수봉으로 향한다. 하늘이 약간 개는 듯 하더니 하늘에서 해님이 방긋 얼굴을 내밀다 사라지곤 한다. 소문수봉에 당도하니 하늘이 벗어지며 멀리까지 조망된다. 소문수봉에서 보는 조망은 가히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태백산 산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인 설국의 땅인 것이다. 오늘 이 순간만은 이 지역이 설국으로 변하였던 것이다.

눈꽃의 터널 숲을 지나 1km정도 왔을 때부터 키 큰 자작나무 숲으로 변해 있다. 

계속 아래로 내려가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자라는 낙엽송 숲으로 변하더니 곧 당군성전과 광장이 나온다. 매년 2월 초순경이면 태백산 눈꽃축제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북적이었을 텐데 올해는 눈이 없어 눈꽃축제는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태백산 장군봉의 천제단과 문수봉, 소문수봉을 걸으면서 자연의 최고의 선물인 눈꽃과 날아갈듯한 차가운 바람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그 아름다운 광경들을 마음속과 눈과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산행이었던 것 같다.

산행 후 뒤풀이는 반디산악회 전회장이었던 이철성님께서 후원하신 문어회와 물닭갈비와 한 잔의 술로 태백산 눈꽃산행의 여운을 배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