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포항 내연산 향로봉(930m)에서 일출을 보며 갑오년(甲午年) 새해를 맞다

미지부동산 2014. 1. 3. 14:25

포항 내연산 향로봉(930m)에서 일출을 보며 갑오년(甲午年) 새해를 맞다

 

(2013.12.31. 분당: 맑음, 2014.1.1. 포항: 맑음)

고대 이집트에서 태양력을 사용한 이후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태양력을 사용하고 있다. 태양력을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12월 31일이란 일자는 무척 의미 있는 날이다.

한 해가 넘어가는 마지막 날인 동시에 다음에 오는 새해의 전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을 보내려는 세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가슴속에 의미 있는 날로 또는 추억의 날로 보내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대로 이벤트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였던 황하 문화권에 속하는 아시아 지역 중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국가들에서는 마음속으로는 음력 1월 1일을 새해로 간주하지만 세계의 흐름이 양력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이 날을 보내면서 자신들의 가족이나 소속한 집단 또는 국가적으로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로 맞을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로 큰 행사를 기획하고 치르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날에 나 또한 새로운 한 해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한반도에서 남보다 일찍 새해를 맞을 수 있는 포항 내연산 향로봉(930m)에서 일출을 보며 갑오(甲午)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무박산행을 결행한다.

 

매주 일요일 마다 산행을 하고 있지만 무박산행은 요즘에 거의 해보지 않은 상태라 괜히 무박산행에 따른 여러 가지 일들...

즉 차에 앉아서 쪽잠을 자야하고 새벽에 산행하는 불편함과 동시에 여러 사람과 더불어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한 해를 보내고 일출을 보면서 새해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웬지 마음구석 어딘가에서 설레임이 인다.

 

산행을 떠나기 전부터 설레임은 안절부절로 바뀌는 것 같다.

약속시간이 밤 11시경인데, 일찍 준비를 끝내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TV시청도 하다가 그것도 제대로 안되니 잠도 청하여 보기도 한다.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게 되는데...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저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막상 집을 나서려는 순간에는 늦어서 허겁지겁 서두르게 된다.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남들은 가족과 함께 뜻 깊게 보내는데, 가족들의 건강과 무병장수와 자신의 건강과 더 나은 삶을 기원한다는 명분으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혼자 집을 나서려니 미안하기 그지없다.

 

산행을 위해 약속장소로 향하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종종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젊은이들은 연인들과 이 밤을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무언가 서로 속삭이는 것이 목격되기도 하고, 또한 이 한 해가 가는 것이 아쉬운지 아니면 이 세상이 다 귀찮은 것인지 술 취한 취객이 자신만의 언어로 소리 지르고 있다.

 

매번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던 버스가 오늘은 조금 늦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누군가가 버스가 온다고 한다.

모두들 반가워하며 환한 미소로 방가! 방가! 인사를 나눈다.

탑승하자마자 산행대장이 무박산행에 대한 주의 사항과 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늦은 시간이다 보니 취침을 빨리하기 위해서란다. 달리는 버스안의 TV는 연예인들이 나와 웃음과 시끌벅적하게 떠들어 댄다.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있다가 누군가가 12시가 거의 다 되어 간다고 채널를 바꾸라 한다.

제야의 타종을 위해 보신각과 각 지방도시마다 수많은 인파가 타종을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항상 이 날만 되면 다사다난 했던 한 해를 보낸다고 한다.

특히, 2013년 계사(癸巳)년은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역사 이래로 최초의 여성 대통령 취임과 보수와 진보의 이념대결, 북한의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무참히 처형함으로 인한 남. 북 긴장 고조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일들이 수없이 넘쳐났고, 세계사에서는 필리핀 태풍참사, 미국 정보국 스노든의 비밀 폭로, 넬슨 만델라 사망 등 유래 드물게 다사다난한 한 해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2013년인 계사(癸巳)년은 보신각의 타종소리와 함께 우리들 가슴속에 타종의 울림과 같이 소리의 파문만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랴져 갔다.

 

새로 맞은 갑오(甲午)년은 동쪽으로, 푸른 기운(氣運)으로, 청마(靑馬)를 뜻한다고 한다.

청마(靑馬)는 젊은 말(馬)로 패기 넘치고 힘차게 달리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힘차게 달리는 말(馬)에 동쪽의 서기(瑞氣)를 받으면 더욱더 힘찬 한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제야의 타종소리를 TV로 보면서 듣고 있지만 버스안의 우리 반디회원들은 박수와 힘찬 소리로 새해를 맞고 있는 것이다.

맞을 준비가 아직 안되었지만 싫든 좋든 맞을 수밖에 없는 갑오(甲午)년을 생각하며 깜빡 졸았는데 문경휴게소에 도착한다.

고속도로를 벋어나 국도로 접어들면 휴게소가 없으니 마지막 휴게소라 하며 모두들 간단한 용무와 아침식사 준비 안 된 회원께서는 준비하라고 한다. 눈을 비비고 차에서 내리니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따뜻한 편이라서 다행인 것 같다.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가 약간 깊은 잠에 들었었는데 차가 일렁일렁하여 어쩔 수 없이 깨어보니 새벽4시가 다되어 가고 있었다. 포항 내연산 근처는 좁은 도로인데다 구불구불하여 대형버스가 운행하기 불편하였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깨어나서 산행준비들을 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신발 끈을 매고 장비를 만지작거린다.

오늘 산행 들머리(출발지)인 향로교 지나 임업시험장까지 가는 도로는 승용차는 갈 수 있지만 대형관광버스가 가기에는 너무나 좁고 꼬불꼬불해서 순간순간이 아찔했다. 이러다가 중간에서 오도가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일어나지 않나 조마조마 했다. 다행히 노련한 예스관광의 오부장님 덕분에 무사히 산행 들머리에 도착했다.

 

분당 중앙공원에서 출발하여 야탑 BYC 건물앞에서 밤11시 20여분에 출발하여 포항 내연산 향로교 조금 지난 임업시험장에 익일 04시30분에 도착한 후 짐들을 챙겨 산행 시작은 10분 지난 04시40분에 시작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임업시험장에서 향로봉(930m)까지 4.3km 1시간 50분, → 내연산(삼지봉)까지 4.7km 1시간40분, → 거무나리까지 3.0km 1시간, → 보경사 5.0km까지 1시간 30분

산행시간은 약 6시간/17km 으로 생각하고 거의 모든 회원들은 머리에 헤드랜턴의 불을 밝히고 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향로봉(930m)까지는 거리상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가파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물론 산행지도를 보면서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처음부터 너무 가파르다. 어지관한 사람들은 질러서 올라가기나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불빛이 보이는 곳만 보면서 올라가니 그리 힘든 줄 모르게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올라가면서 먼저 떠난 일행들의 산을 향해 올라가는 불빛들과 뒤에서 따라오는 오는 일행들의 불빛의 군무는 온 산을 환하게 밝히는 것 같았으며, 옛날 같았으면 왠? 도깨비불이 나고 야단법석을 떨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러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캄캄한 밤이기도 하지만 이 지역의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별들이 더욱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 같다.

 

산 밑에서는 눈 하나 보이지 않았으나 올라갈수록 조금씩 눈이 보이더니 얼마쯤 올라가니 아이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아이젠을 착용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안전을 위해 조금 귀찮지만 착용하고 눈길을 걸으니 한결 쉬운 것 같다.

 

출발시점에서는 많은 불빛들이 함께 어우러져 움직이더니 이제는 앞. 뒤에도 불빛의 숫자가 가물가물하게 보일뿐이다.

너무 가파르다 보니 다들 힘들어 한다. 더군다나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가파른 산행을 하다 보니 더군다나 힘들어 하는 것은 뻔 한 일인 것이다.

오르면서 힘들면 하늘을 쳐다보면서 별들의 반짝이는 모습에서 위안을 삼으면서 한발 한발 위로위로 오른다.

거의 1,000m에 가까운 높은 산인데도 날씨가 그리 춥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찬바람이 분다.

더워서 벗었던 외투를 다시 입어야 하나 갈등이 생긴다.

 

863m 봉우리을 넘어서니 부부회원이 열심히 앞에서 걷고 있다.

너스레로 괜히 좋은 시간 갖는데 방해해서 미안하다 하고 먼저 앞서 걷는다. 오르면 오를수록 눈의 양은 점점 많아진다.

누군가가 길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눈에 빠져 걷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삼지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기서 향로봉(930m)까지 약 15분 정도의 거리다.

 

오르다 보니 너무 빨리 올라왔던 것 같다. 동이 틀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폭을 줄여가며 걷는데 먼저 올라간 회원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너무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내려간다고 한다. 06시25분경에 향로봉(930m) 정상에 도착한다. 아무도 없다. 조금 있으려니 부부회원이 올라와서 해돋이를 보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기다리다보면 추워서 힘드니 내려가자고 하면서 삼지봉을 향해 내려간다. 이곳까지 왔는데 꼭 해돋이를 보고 내려가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린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많은 회원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서서히 추워지기 시작한다. 바람막이용 외투를 꺼내 입고 있어도 바람의 위력을 느끼게 된다. 손끝과 발끝이 시려오기 시작한다.

이럴 때는 뛰면서 몸에 열을 내게 하는 것이 상책인 것이다.

핫 팩을 장갑 속에 넣고 따뜻하게 한다.

이렇게 가만히 기다리기 보다는 아침을 먹으면서 기다리자고 한다. 정상 바로 밑에 움푹 파인 곳이 바람도 막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사하기에 적격이었다.

 

모두 빙 둘러 않아 각자 싸가지고 온 식사를 한다. 장갑을 끼고 밥을 먹는데도 손이 시리다.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보니 싸온 반찬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이러다보니 어느덧 동쪽하늘이 벌겋게 물들어가고 있다,

향로봉 정상을 배경으로 추억으로 남겨질 사진들을 찍는다.

금방이라도 떠오를 것 같았던 둥근 붉은 태양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07시40여분이 다 되어서 둥굴고 붉은 태양이 구름위에 자신의 아름다운 형체를 나타내게 되자 카메라를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떠오르는 태양에 소원을 담아 기원한다.

 

해돋이에 관한 특별한 기록은 없으나 고대 이집트의 경우 스핑크스의 머리 방향은 동쪽에서 해가 떠오는 서기(瑞氣)를 받게 만들어져 있으며 왕들의 무덤이라고 하는 피라미드도 동쪽으로 향하게 만들어 졌다. 또한 중국의 경우 황제들은 오악(동악: 태산, 서악: 화산, 중악: 숭상, 남악: 형산, 북악: 항산) 중 하나인 동쪽에 있는 태산(泰山)에 올라 봉선례를 행하면서 하늘로부터 황제의 권한을 부여 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진시황제도 여러 번 태산에 올라 봉선례를 올렸으며 한나라 한무제 때는 10여만의 기병(騎兵)을 거느리고 봉선례를 올린적도 있었다. 중국의 황제들 중 72명이 태산에 올라 봉선례를 올렸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에 제사를 지내면 특별히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관념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본다.

 

갑오(甲午)년 새해에 동쪽 중에서 다른 곳보다 먼저 뜬다는 태양에 소원을 담아 기원 했으니 모든 일이 만사형통하리라는 자기만족감을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삼지봉(내연산)으로 향한다.

향로봉(930m)에서 삼지봉(710m)까지 4.7km로 토산으로 완만하여 걷기에 편안한 올레길 같은 느낌이었으며 주변에는 참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참나무가 많이 자란다는 것은 겉 표면은 토산이나 지표가 얕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모든 나무가 앙상한 가지만 있지만 봄. 여름. 가을의 경우는 녹음이 우거지고 또한 단풍이 물들었을 때는 매우 아름답다는 것을 연상할 수 있게 한다.

 

삼지봉에서 반디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은폭으로 내려가는 3.0km는 가파른 계곡으로 이어졌다.

예정시간 보다 빨리 내려오게 되므로 시간적 여유가 생겨 천천히 반디회원들과 대화도 하며 사진도 찍고 주변경관도 감상하면서 산행을 즐겼다.

 

은폭에서 보경사로 이어지는 5km는 기암절벽과 12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루어져 12폭포골 또는 보경사 계곡이라 일컫는다.

조선후기 산수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즐겨 담았던 겸재 정선이 내연산에 와서 3층 폭포인 삼용추(三龍秋)을 그리면서 이곳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우면 금강산에 버금갈 정도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 12폭포 계곡은 봄. 여름은 녹음과 계곡의 맑은 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가을이면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폭포와 어우러져 찾는 이의 마음속까지 단풍으로 물들게 하는 선경(仙境)을 연상하게 할 것이다.

 

선경(仙境)의 땅을 지나 보경사에 이르니 많은 사람들이 대웅전 앞에 있다. 앉아 있는 사람, 서 있는 사람 등 수많은 사람들이 법문을 듣고 있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시대 때 지명법사가 중국 진나라에 유학하고 돌아와 큰 못에 팔면보경을 묻고 연못을 메워 금당을 지으면 외적의 침략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시기에 지어진 백제의 미륵사나 선덕여왕 초기에 지은 황룡사도 연못을 메워 절을 지었으나 결국은 다 황폐화 되었다. 산세의 형태나 이 절의 처음 창건 시점에는 한 반도에 풍수지리가 도입되기 전이라 명당이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본다.

법문하는 스님도 옛날 같이 많은 수양을 쌓은 참다운 종교인이 많이 배출되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다사다난 했던 계사(癸巳)년을 보내고 희망찬 청마(靑馬)의 해인 갑오(甲午)년 새해를 위한 무박산행의 해돋이를 무사히 마무리 하고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서 여장을 풀고 88식당에서 오리 백숙으로 맛 나는 점심을 즐긴다.

 

상경하는 길에 각종 수산물로 유명한 포항시 죽도시장에 잠깐 들려 보니,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고래 고기, 과메기와 문어, 대구, 전복, 오징어 등 수산물로 가득하였으며

장사꾼들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거리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특유의 상술로 호객하고 있다.

애주가인 회원들께서는 고래 고기, 전복, 과메기와 같은 좋은 안주로 산행후의 피로를 풀면서 갑오(甲午)년을 즐겁게 시작하고 있다.

갑오(甲午)년 새해에는 반디회원들의 건강과 가정에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