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정선 병방산(兵防山)에 올라 한반도 지형을 보며 통일을 염원하다

미지부동산 2014. 1. 14. 16:29

정선 병방산(兵防山)에 올라 한반도 지형을 보며 통일을 염원하다

 

(2014.1.12. 분당: 맑음, 정선: 흐림, 가끔 눈)

아리랑의 고장 정선(旌善) !

아리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락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인들도 한국인을 만나면 아리랑 노래 가락을 흥얼거린다.

요즘은 젊은 한류스타들의 영향으로 많은 변화가 일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소개하는 책자나 외교 사절단의 상호 방문시 대부분 아리랑을 소개하며 연주하곤 한다.

 

아리랑 노랫가락 속에는 한민족의 고단한 삶이 깃들어 있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아려 옴을 느끼게 한다.

아리랑은 각 지방(정선. 진도. 밀양. 영암 등)마다 각기 다르게 표현되어 불러지고 있지만 특히 정선의 아리랑은 구절구절이 삶에 대한 애환으로 가득 차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아려 괜히 서글퍼지는 것 같다.

 

이런 한과 서러움을 가득 담고 있는 정선읍 소재지인 봉양(鳳陽)리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병방산(兵防山)을 오르려 한다.

예나 지금이나 정선(旌善)을 찾는 길은 쉽지 않다.

 

분당을 출발한 버스는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중앙고속도로의 제천IC에서 빠져나와 정선으로 가는 길은 계곡 따라 굽이굽이 감돌아 가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다.

출발한지 3시간20여분 소요된 10시 30분경에 산행 들머리인 아리랑아파트에 도착한 것이다.

 

병방산을 오르기 위해 출발지 입구를 찾으려고 왔다 갔다 하였으나 등산로는 아예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여 일부회원은 도로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고 나머지 회원들은 아파트 근처의 산 밑에서 거의 60도 이상 되어 보이는 살짝 눈으로 덮인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행 시작부터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의 경사면이라 앞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올라가지 않으면 넘어질 정도의 비탈로서 만약 한 사람이 넘어지면 모두 함께 굴러 떨어질 정도였다.

등산로라고 할 수 없는 그런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고 있지만 남. 녀 회원 모두 나무나 잘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산행이 788차라는 것이 말해 주는 것 같다.

올라가다 위를 쳐다보면 아직도 가파른 경사면.......

 

추운 날씨지만 땀이 나기 시작한다.

천천히 오르고 있지만 제법 숨도 차고 힘들다. 그런데 바로 앞에서 산행하고 있는 70대 중반인 반디회원님께서는 아이젠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기에 힘들이지 않고 산행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숙연함을 느끼게 된다.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이 정도의 연세인데도 젊은이들도 오르기 힘든 산을 버거워하지 않고 오르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얼마나 체력관리를 잘 하였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도 춥고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다 보니,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호사스런 생각이 되어 버렸다.

등산지도상에는 병방산 정상에 오르기 전에 제1, 제2 전망대가 표시되어 있으나 날씨가 흐리고 추운 탓이었는지 전망대가 보이지 않았다. 산행들머리인 아리랑아파트 입구에서 병방산까지 3km구간을 거의 1시간 20여분 걸려 병방산 정상에 도착하니, 어느 산악회에서 써 붙인 병방산 819.2m라는 표지판만 나뭇가지에 덩그러니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유래에 의하면 ‘병방산(兵防山)은 정선 북실리와 귤암리 사이에 있는데 상당히 험준하여 뒤로는 천층절벽이고 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 강물이라 한 사람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근접하지 못할 요새여서 병사 병(兵)자와 방어한다는 방(防)자를 사용하였다 하고, 또한 정선 귤암리와 북실리에 위치한 산으로 정선읍에서 병방(丙方)에 위치한 산이라 하여 병방(丙方)산이라 하였다.’

 

전자는 누군가의 입담 좋은 호사가에 의해 지명이 와전되었다고 보여지며, 모든 정황으로 보아 후자인 정선읍에서 거의 정남인 오방(午方)과 동남쪽인 사방(巳方) 사이인 병방(丙方)에 위치한 산의 이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본다.

 

병방산 정상에서 한 참 내려오면 안부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훤하게 뚫린 임도로 뱅뱅이 전망대로 가면 한반도 지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포토전망대에서 한반도 지형를 바라보며 백두산을 연상하는 나팔봉(693m)과 북쪽의 만주쪽 방향과 남쪽의 한반도를 찬찬히 굽어본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예나 지금이나 항상 한반도 주변은 이리떼들이 삼천리금수강산인 이 한반도를 송두리째 집어 삼키려하고 있는데, 이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서로 합심하여 미래를 향한 꿈을 꾸지 못하고 허구헌날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북녘 땅이지만 정선의 한반도 지형에서나마 마음껏 오가고 싶은 심정이다.

하루 빨리 남북이 통일되어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종주하고픈 산을 사랑하는 사람의 심정이다.

 

뱅뱅이재로 불리는 변방치(583m)는 강마을 귤암리 사람들이 정선읍을 오 갈려면 병방산을 넘기 위해 굽이굽이 서른여섯 번을 돌아 북실리에 닿으면 시퍼런 동강 줄기가 휘감아 도는 한반도 지형을 보며 잠시 쉬어 갔던 곳에 SKY WALK라는 말발굽형의 유리시설로 길이 11m, 폭 2m로서 지상 200m의 공중에 설치하여 구름위에서 굽이치는 동강과 한반도 지형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입장료는 5.000원이고, 관람시설 보호를 위해 덧신을 신고 관람한다. 날씨가 춥고 눈발이 날리니 오래 머물 수 없어 금방 나오게 되니 요금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SKY WALK 조금 위쪽에는 ZIP WIRE라는 길이 1.1km 로서583m에서 하강하여 325m에 안착하는 시설로 시속 70~ 120km 속도로 하강하기 때문에 탑승자는 짜릿한 스릴을 맛 볼 수 있는 extreme sports(익스트리임 스포츠: 위험성을 수반하는 스포츠)다. 소요시간은 1분20여초 밖에 안 되며 요금은 40,000원이다.

짜릿한 순간을 느끼고 싶었지만 오늘 산행을 약 2분도 안된 시간으로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SKY WALK 관람 후 이곳 주차장 한적한 곳 중 눈바람 피할 수 있는 곳에 웅크리고 앉아 반디회원들과 늦은 점심을 먹는다.

눈발이 날리고 추운 날씨 탓에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빨리 먹게 된다. 일부 회원들이 중간지점인 전망대에서 하산해 정선 5일장을 즐기려 내려간다.

 

전망대로 내려갔던 우리는 다시 안부삼거리로 향한다. 차가운 눈발을 맞으며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거대한 원통형 철근으로 만들어진 고압전주를 지나 구덩산(860.4m)를 향해 오른다. 거리는 1.5km로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오르면서 계속 한반도 지형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오른쪽 능선 밑은 텅 빈 낭떠러지 벼랑으로, 빈 공간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그대로 맞고 걸어야 한다. 오르면서 위험 방지용 로프에 의지하며 한발 한발 위로 위로 구덩산 갈림길에 다다른다.

 

이정표에는 병방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측으로 조금 오르니 어느 산악회에서 써 붙인 구덩산 860.4m라는 표지판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정선군은 구덩산을 병방산으로 잘못알고 있는 것 같은데 빨리 시정되어 혼란을 없애야 할 것 같다.

 

잠시 차 한 잔을 마시며, 구덩산과 바로 앞에 보이는 구뎅이산이란 지명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름도 참 이상하다. 지명을 붙일 때는 보통 사연이 있는데 하며, 산을 오르는 내내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답을 구할 수가 없다. 구덩산이나 구뎅이산은 강원도의 경우 구멍(hole)을 뜻하는데, 높은 산이 구멍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구덩산에서 뱅이골 갈림길 까지는1.5km로 바위능선을 따른 하산길이다. 좌우 경치를 감상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걷지만 칼날 같은 바위능선이다 보니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멀리 산 정상 능선 부분에 듬성듬성 이 빠진 자국 같은 눈밭이 목장지인지 아니면 고랭지 재배지인지 보기에 그리 좋게 보이지 않는다.

 

뱅이골 갈림길에서 수리봉 쉼터까지는 2km 거리나 1km정도는 아주 가파른 비탈길로서 조심조심하지 않으면 사고 나기 십상이다. ‘산은 오르기 힘들지만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하산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여성회원 한 분이 내려가는데 매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후미를 맡은 산행대장의 세심한 배려로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탑승한다.

 

산은 높. 낮이에 관계없이 산마다 자체의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쉽게 산행할 수 있는 산은 하나도 없다는 것과 산에 오르면서 산에 대한 경외심을 더 갖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수많은 산을 탔던 선배들의 산에 대한 얘기들을 생각하며 항상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느낀다.

 

오늘 산행시간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하여 오후 3시20분경에 버스에 도착하여 약4시간 50분 소요되었다.

정선읍에 도착하여 이곳의 특산 별미인 곤드레 밥에 전과 전병을 겸한 식사는 일품이었다.

 

식사 후 시간적 여유가 있어 정선 5일장(2일. 7일)에 들르니 날씨도 춥고 늦은 시간대라 거의 파장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이곳 특산품을 구경하며 눈요기를 즐긴다. 이곳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곤드레. 취나물. 곰취. 다래순 등을 구입한다. 주섬주섬 정선 특산품을 들고 시장을 나오는데 추워지는 느낌이 든다. 한파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공중화장실에 잠깐 들르니 애절한 가락의 정선아리랑이 잔잔하게 들려온다. 이 가락을 듣노라면 지나온 삶에 대하여 잠시나마 생각하게 한다. 회원들 대부분은 한 보따리씩 들고 개울가에 주차해 있는 버스로 돌아온다.

개울을 가로 질러 놓여진 추억의 통나무다리를 보며 어릴적 수없이 건너 다녔던 생각을 하며, 정선 병방산. 한반도 지형과 구덩산. 곤드레 밥. 정선 5일장 등 이곳에서 있었던 수많은 사연들을 가슴속에 있는 추억의 장에 쌓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