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黃梅)산(1,108m), 진홍색의 철쭉꽃의 바다에 빠지다
(2014. 5.11, 일 분당 : 흐림, 황매산: 흐린 후 저녁 비)
황매산(黃梅山) !
우리나라 최대의 철쭉군락지...
5월이면 황매산 700 ~ 900m의 넓게 펼쳐진 능선에는 붉은 진홍색의 철쭉꽃의 바다로 물결치게 한다. 철쭉꽃의 바다는 유혹하고 있다.
유혹에 빠진 산행객들은 진홍색의 철쭉꽃 속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황매산 철쭉꽃의 유혹(誘惑)의 손짓을 뿌리치지 못하고 매료되어 찾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찾는 산행이다. 산천신록이 내리기 시작 했는가 했더니 벌써 짙은 녹음으로 변해있다. 아프리카의 끝없이 이어지는 사바나의 관목 숲을 보다가 녹음으로 가득 찬 한국의 산야(山野)들은 정겹기 그지없다.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에 와 닿는다. 향기로고 감미롭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디회원들과 반갑게 인사한다. 오늘은 즐거운 산행이 될 것 같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야(山野)에는 계절의 여왕다운 5월의 푸르름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으며, 아카시아와 이름 모르는 많은 꽃들이 피어있다.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 덕분에 벌써 산청을 거쳐 황매산으로 진입하고 있다.
구불구불한 2차선 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우측에 가회저수지가 있다. 얼마쯤 지났는가 싶었는데 많은 차량들이 앞길을 막고 있다.
아마 이 차들은 철쭉꽃의 유혹(誘惑)으로 온 모양이다.
거북이걸음으로 엉금엉금 기기 시작한다.
아직도 주차장까지는 먼데~~~
주변에 정차된 많은 차량들이 길을 막고 있다.
우리 반디회원들도 하는 수없이 차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모산재 주차장에서 → 모산재 삼거리 1.8km/1시간
→ 황매산 4.0km/2시간20분, → 중봉→하봉 2.5km/50분 → 대병면사무소 4.0km/1시간40분으로 산행시간 약 12.3km/5시간50분 예정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디회원들은 질주본능이 발동했는지 도로를 따라 부지런히 오른다. 모산재 주차장 부근에 다다르니 많은 산행객들이 몰려온다. 산행시작부터 사람들의 늪에 빠지는 것 같다. 모산재 삼거리까지는 1.8km로, 거리는 짧지만 해발 745m나 되는 바위투성이인 암반을 타고 급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조금 오르니 이 모산재를 올랐던 산악회들의 리본들의 숫자(아마 천 여개 이상 될 것으로 보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악회 리본 하나하나 마다에 황매(黃梅)산을 찾았던 이들의 순간순간의 환희와 기쁨이 절절히 담겨 있는 것 같으며, 리본 색깔과 함께 추억 속으로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황매산의 철쭉꽃의 유혹(誘惑)때문인지 바위 산길을 오르는 산행객들의 마음은 급한 것 같다. 조금이라도 먼저 유혹(誘惑)의 손길을 잡으려고, 오를 수 있다고 보이는 틈만 있으면 옆으로든 절벽을 타고 오른다.
그러다보니 병목현상이 생긴다.
자동차 길도 아닌데~~~
산행객으로 인한 교통체증으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니 더 많은 산행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내려오는 이들은 나름 뿌듯한 기분이 드는지 여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이들은 기를 쓰고 오르고 있다. 시간은 조금 지체되었지만 모산재 삼거리에 오르니 이곳 저곳에서 많은 이들이 삼삼오오로 점심을 즐기고 있다. 먼전 오른 일행들이 점심을 즐기고 있어 합류한다. 완전한 뷔페식단이다.
횡성한우와 곰취 나물과 문어회와 여러 가지 반찬이 어우러졌으며 한 잔의 막걸 리가 곁들이니 평양감사 부럽지 않은 야외에서의 만찬이었다.
바로 옆에 무지개 터에 대한 전설의 안내문이 있다. 이 ‘무지개 터’에 무덤을 쓰면 천자가 나와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국가에 가뭄이 들어 재난이 생기게 되므로 아무도 묘지로 쓸 수 없는 최고의 명당이라는 곳이다.
전설의 명당 터인 ‘무지개 터’를 지나 모산재에 오른다. 올라 왔던 곳을 되돌아보니 아직도 많은 산행객들이 오르고 있으며 멀리 도로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차량행렬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오고 있는 산행객들은 언제 올라오겠는가 하는 위안을 삼으면서 황매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이제사 철쭉꽃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올해는 따뜻한 날씨 탓에 조금 빨라 철쭉꽃이 5월5일경에 절정이었다고 하나 아직도 철쭉꽃이 온 산에 진홍색깔로 물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철쭉꽃을 눈과 마음속으로, 사진으로 담는다.
한참동안 철쭉꽃과 대화를 나눈다.
이 황매(黃梅)산이 있어온 이래로 얼마나 많은 산행객들이 이곳을 찾았으며, 계절별로 변화는 황매산의 전경에 매료되었을까?
황매산은
봄에는 수 십 만평의 고원에 펼쳐지는 철쭉꽃군락의 진홍색의 꽃들이 산위에 수놓은 꽃밭으로,
여름에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하는 솔바람과 고산특유의 자연풍광으로,
가을에는 능선을 따라 온 산에 은빛 파도 물결로 출렁이게 하는 그윽한 억새들의 노랫소리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겨울에는 기암과 능선을 따라 핀 눈꽃과 바람과 햇살의 조화로
찾는 이들의 답답한 가슴속을 시원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환희와 즐거움과 추억으로 가득 채워 줄 것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황매(黃梅)산은 시대에 맞게 영화와 TV에도 출연하여 직접 이곳을 찾아오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황매(黃梅)산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姿態)를 보여주고 있다.
즉,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주몽,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활, 기황후 등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던 영화와 드라마들은 황매산이 있어 그 진가를 더 빛나게 하였던 것이다.
황매산의 비경을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말로서는 표현할 길이 없는 것 같다. 넓은 산비탈면을 가득 메운 철쭉꽃들은 저희들 끼리 살겹게 몸을 비벼가며 분홍빛의 웃음을 토해낸다. 그 웃음소리 따라 꽃향기도 봄 하늘로 맑게 울려 퍼진다.
넓은 평전(平田)을 지나 베틀 모양새를 한 정상으로 향하는 나무계단에는 각양각색의 의상을 한 사람들의 꽃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매화꽃 속의 꽃 수술 같은 황매(黃梅)산 정상(1,108m)에서 너도나도 이곳에 왔다는 증표를 남기기에 바쁘다. 너무나 좁은 공간이고 우뚝 솟은 바위에 정상 표지석이 놓여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상에 올라 주변을 보니 송의산(539m), 효염산(636m), 전암산(696m), 정수산(828m), 삼봉(843m), 월여산(863m) 등이 빙 둘러 감싸주고 있는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뜻을 알게 하여준다. 또한 우뚝 도두라진 정상 부분의 암봉의 형상이 할미꽃을 닮았다고 해서 ‘할미산’으로 불리다가 황매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마고할머니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속설도 있다.
또한 황매산(黃梅山)의 황(黃)은 누런 황금을 뜻하는 부(富)를, 매(梅)는 설한풍에 꽃을 피우는 고고한 매화를 의미하는 귀(貴)로서 기품 있는 조선 사대부들의 넉넉함을 상징한다.
멀리서 합천호수가 오라고 손짓하며 반기는 것 같다.
상봉인 황매산 정상을 지나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바위를 오르고 내리며 하다 보니 황매산 정상까지는 그렇게 붐비던 산행객들은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는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호젓한 산길을 걷는 등산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멀리서 자꾸만 합천호가 손짓한다.
합천호 푸른 물에 황매산의 상봉. 중봉. 하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 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 같다하여 ‘수중매(水中梅)’라고 불리기도 하며 합천호 물안개와 합작하여 만들어내는 황매산의 또 다른 풍경은 장관이라고 한다.
황매산의 비경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니 하봉에서 내려오던 중 갈림길 능선에서 선두에서 달아놓은 리본 방향이 대병면사무소 방향인 줄 알고 하산한다.
산행시작 전 산행대장은 잘못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지점을 선두팀회원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하산하던 도중 오랜 산행 경험이 많으신 고문님들께서 무언가 잘못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며 내려가던 중 앞서가던 회원들이 다시 올라온다. 왕복 1.2km이상이나 알바를 한 것 같다.
그동안 제대로 산행을 하지 못했는데 내려갔던 길을 다시 올라오는 등 많은 운동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즐거운 마음을 가지니 모든 것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합천호수를 바라보면서 계속 아래로 아래로 하산한다. 급한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다 임도를 만나니 반갑다.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의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근다. 산행을 하면서 가졌던 수많은 상념과 온갖 잡생각들을 이 시원한 계곡의 물로 씻어낸다. 하늘에서 비가 올 것 같이 흐려있다.
불어오는 바람에는 벌써 비를 머금고 있는 것 같다.
하산하니 많은 반디회원들이 벌써 내려와 있다. 모두들 각자 나름대로 즐거운 산행을 한 지 표정들이 밝다. 뒤풀이는 경사를 치룬 회원께서 성대하게 베풀어 주어서 감사~~~
하루 종일 많은 산행객들에 의해 힘들어 했던 황매산은
하늘에서 비를 뿌리니 즐거워하는 것 같다.
'능선따라 걷는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충북 알프스 2구간(구병산 ~ 갈령재) (0) | 2014.05.27 |
|---|---|
| 일월산(日月山:1,219m)에 올라 동해(東海)를 바라보다 (0) | 2014.05.20 |
| 변산반도(邊山半島)의 내변산 관음봉(426m)에 올라 부처를 생각하다 (2) | 2014.04.09 |
| 분당 영장(靈長)산(414m)에 올라 시산제(始山祭)를 올리다 (0) | 2014.03.31 |
| 하동 칠성봉(900m)과 구재봉(768m)을 오르며 ‘토지‘와 ’화개장터‘와 ’매화꽃‘을 융합하여 한국 속의 한류를 탄생시킨 섬진강을 생각하다 (0) | 2014.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