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충북 알프스 2구간(구병산 ~ 갈령재)

미지부동산 2014. 5. 27. 12:46

충북 알프스 2구간(구병산 ~ 갈령재)

(2014. 5. 25. 일. 분당: 비, 충북알프스 2구간: 흐림, 저녁: 비)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높은 산봉우리들을 연상시키는

알프스라는 이름...

세계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몽블랑. 마테호른 등의 고봉들이 있는 만년설로 연중 하얀 눈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알프스가 우리 한 반도에도 영남 알프스니 충북 알프스라는 이름으로 근세에 들어 새롭게 등장하였다.

영남 알프스의 경우는 천황산(1,189m) 재약산(1,119m) 영축산(1,081m) 신불산(1,159m) 간월산(1,69m) 고헌산(1,034m) 가지산(1,241m)과 같은 1,000m 이상의 7개의 봉우리들이 연결되어 있고, 억새풀들의 아름다운 물결과 하얀 설원이 마치 알프스의 만년설을 연상시킨다 하여 영남 알프스라 불리고 있다.

충북 알프스는 충북 보은군 외속리면 서원리 서원교를 출발 기점으로 한 아홉 폭의 병풍을 펼쳐 놓은 듯 한 구병산(876m)과 기암절벽의 신선대(785m) 형제봉(803.3m) 천황봉(1,057.7m) 비로봉(1,032m) 문수봉(1,031m) 문장대(1,054m) 관음봉(982m) 묘봉(874m) 상학봉(861m)으로 이어지는 43.9km 능선을 충청북도에서 인위적으로 여러 개의 산들을 묶어서 관광 상품용으로 특허청에 ‘충북 알프스’라고 1999. 5. 17자로 출원 등록하여 얻어진 이름이다.

 

 

오늘은 충북알프스 2구간에 해당하는 구병산(876m)에서 갈령재 까지 가려고 한다.

출발지부터 약간 비가 내린다. 오늘의 산행지인 충북알프스2구간은 바위 능선으로 이어지는 곳으로 비가 오면 산행하기 무척 힘들고 위험하다.

조금씩 내리던 비도 시간이 흐르면서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한다. 옥산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하면서 지난 일주일 후 다시 만남에 대한 많은 담소를 나누고, 오늘 산행에 대한 날씨 걱정과 산행거리가 길어 산행에 대한 부담감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눈다.

일기예보 상 저녁 6시경부터 비가 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약간 걱정하고 있지만 여태 것 산행하면서 하늘은 대부분 우리 편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날씨에 대한 이런 저런 걱정을 하나보니 어느덧 보은군에 접어든다.

‘충청도 보은’ 하면 속리산과 법주사를 떠올리고, 수려한 자연과 함께 세속을 여윈 은둔의 땅으로, 불국정토가 머무는 곳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새삼 생각나게 한다.

우리의 버스는 보은군 속리산면으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오른편으로 커다란 삼가저수지를 따라 난 도로는 경치가 아름답고 한가하여 드라이브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때로는 외길이라 멈추어서 오는 차를 기다렸다가 가야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계곡의 아름다운 비경에 넋을 놓고 감상하면서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구병아름마을의 마을회관으로 향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구병리 마을회관 → 능선 삼거리 1.6km/0;50분 → 쌀개봉→구병산 0.9km/0;20분

→ 신선대 1.9km/1;30분 → 장고개 4.0km/1;40분 →못제→갈령삼거리

→갈령 6.5km/2;10분으로 산행시간 ; 약 14.9km/6;30분 소요예정임

 

 

아침에 걱정하였던 날씨는 말끔히 개어 산행하기에 죄적의 기후이다. 오늘의 산행이 길고 B코스가 없어 자신의 체력에 힘이 든다고 생각되는 일부 회원들은 목적지에서 반대로 산행하기로 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구병리 마을회관을 뒤로 한 채 충북알프스 2구간인 구병산 ~ 갈령까지 약 15km에 6시간30분 예정의 장도에 오른다.

구병 아름마을의 아름다운 경치와 펜션들을 감상하면서 위로 위로 오른다.

산행시작부터 오르막이다. 바로 눈앞에 876m 구병산이 떡 버티고 서 있어 가파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금 오르기 시작했는데 벌써 비지땀이 나기 시작한다.

산은 갈수록 고도를 계속 높이기 시작한다. 지난 1월 26일 날 충북알프스 1구간을 산행했을 때는 겨울이라 시야가 확 트여 있어 멀리 보면서 산행하면서 할 수 있는 묘미가 있었지만 여름의 경우는 녹음이 우거져 앞만 보고 가야하는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능선삼거리를 지나 구병산을 향해 오른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한다. 쌀개봉을 지나오면서 충북알프스1구간에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는 산봉우리를 감상한다.

 

 

조금 위로 올라가니 풍혈(風穴)에 대한 안내판이 나온다.

풍혈(風穴)에 도착하여 풍혈(風穴)의 구멍 속에 손을 넣으니 시원한 바람의 감촉을 느낀다. 아! 시원하다.

구병산(九屛山) 정상에서 30m 아래지점에서 시원한 냉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의 신비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풍혈(風穴)의 종류에는 ①애추형(14개) ②동굴형(4개) ③함몰형(4개) ④수직동굴형(1개) ⑤기타(2개)의 5가지 유형에 25개가 현재 한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구병산(九屛山)에 있는 풍혈(風穴)은 애추형의 풍혈로서 풍화작용에 의해 발달한 화석퇴적지형으로서 주로 모난 바위 덩어리로 구성되었으므로, 한 여름에 애추사면의 상부는 온기를 저장하게 되고 암설의 깊이가 5m이상인 애추사면은 단열효과로 인하여 외부의 기온이 점점 내려가기 시작하면 내부기온과 외부기온의 차이로 온기가 애추사면 상부에서 뿜어져 나오게 된다. 겨울철의 경우는 반대의 현상이 생긴다.

그런 원리에 의하여 ‘풍혈(風穴)에서는 여름에는 차가운 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풍혈을 뒤로하고 구병산(九屛山) 876m의 정상(頂上)에 오르니 온 산야가 모두 발아래 놓인 듯하다. 아홉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산의 무리 중에서 으뜸인 구병산(九屛山)!

병풍(屛風)은 보통 짝수로 2~12폭으로 구성되는데, 이곳의 구병산(九屛山)은 아홉수로서 인간의 길흉화복과 우주생성의 원리가 이 아홉이란 수(數) 속에 내포되어 있듯이 구병산(九屛山)의 아홉 폭의 병풍(屛風)속에는 십장생인 해 . 달(구름) . 산 . 물 . 소나무 . 대나무 . 학 . 거북 . 불로초 . 사슴 들이 뛰노는 선경(仙境)의 세계인 것이다.

선경(仙境)의 땅인 정상 바로 밑에 고사(枯死)한 소나무는 모진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고사(枯死)한 소나무는 죽어서도 구병산(九屛山)의 비경(秘境)에 일조하고 있다.

 

 

구병산을 뒤로 하고 853봉으로 향하는 빼족빼족한 바위 길은 정신을 가다듬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 조심조심하면서 로프도 잡고 엉금엄금 기면서 바위 길을 내려간다. 산은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얼마나 내려가는 가 쉽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853봉에 오르니 정상 표지석이 마모되어 다시 양철로 덧씌우고 있었다. 잠시 기다려 인증 샷을 하고 신선대로 향한다. 구병산과 신선대 구간은 산세가 수려하고 자연비경이 뛰어나 많은 산행객이 찾는 것 같다. 오늘도 이 구간에서는 많은 산행객들이 붐비고 있다. 신선대로 향하는 길도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계속 이어진

 

 

 

 

다. 신선대에 올라 충북알프스의 비경을 감상하고자 하였으나 많은 산행객들로 인해 시간적 여유를 가질 시간도 없이 잠시 인증 샷만 하고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컸다. 신선대에서 신선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점심을 즐기려 했으나 어쩔 수 없이 한참 산행한 후 조용한 곳에서 갈증해소와 점심을 즐긴다.

무덥고 힘든 산행인지 식사를 하면서 거의 말들이 없다. 여름 산행은 봄, 가을, 겨울 산행보다 인내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무더위로 인한 갈증해소가 산행하는데 무척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식사를 하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각자 주섬주섬 짐을 챙기더니 산행 길에 오른다. 간간히 빗살이 내리는 가 쉽더니 금방 맑아진다.

장고개로 향하는 길은 길고도 지루하다. 신선대를 1km를 지난 후부터는 이정표가 거의 없다. 가끔씩 보이는 리본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구간은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광활한 공터가 나오는가 싶었는데 헬기장이다. 잠시 이곳에서 숲길을 걷느냐 아무것도 볼 수 없었으나 주변 경관을 휘 둘러 보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얼마쯤 내려가니 이정표가 나온다. 신선대로부터 3.6km지점까지 왔다는 표시로 장고개까지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고개까지 산은 계속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장고개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다시 위로 오르기 시작한다.

아직도 남은 거리가 약 6.5km로 2시간 이상 소요 될 것으로 보인다. 장고개에서 한 회원은 물이 바닥났다고 하며 오늘의 목적지인 갈령까지 알아서 하산하겠다고 한다. 함께 끝까지 가기를 희망했지만 자신의 체력에 맞게 산행하겠다고 하는데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다. 산은 계속 고도를 높이고 있다. 얼마 후에 다시 고도를 낮추는가 싶으면 또다시 높이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시간이 갈수록 체력도 떨어지고 물을 먹어도 갈증이 해갈되지 않고 계속 몸에서 물을 달라고 한다.

 

 

산이 고도를 높였다 낮췄다를 반복하다 보니 신선대에서 7.5km거리에 있는 임도에 다다른다. 임도에서 위를 쳐다보니 가파른 바위산이 앞을 떡 가로 막고 있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 선두로 갔던 회원이 다시 내려오고 있다. 무언가 등산로가 이상하다고 한다. 함께 지도를 보면서 논의 하다가 앞으로 계속 산행하는 것이 맞다고 하여 위로위로 오른다.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도 이어지고 있다.

왜 이리 힘든 산을 우리는 오르는가?

‘산이 거기에 있기에 나는 산에 오른다.’라는 영국의 전설적인 등반가 조지 말러리의 말을 떠올리며 그래 산이 여기에 있기에 나 또한 산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백두대간에 있는 810m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습지인 못제에 이르러 견훤과 이 곳 호족인 황충에 얽힌 일화을 생각해 본다.

‘후백제를 호령하던

견훤의 그 기상

천년의 세월 속에

메아리쳐 들려오고

백두대간 능선위의

 

유일한 연못

못제에 서려 있는

견훤의 전설이 전해온다.

못제 고인 물에

패장 견훤의

한 많은 자취가

보일 듯 말듯하고

연못 속의 자란

습지 풀은

한탄의 숨결을 위로 하려는 듯

바람에 흐느적거린다.

천년의 왕조가 무너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

하물며 당대의 왕조가 무너짐은

손바닥 뒤집기와 같음 일세

깊어 가는 가을날

기우는 석양을 바라보니

애잔한 견훤

역사의 순리를 되새기게 하고

지나던 산객의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역사가 승자의 몫이고 보면

패자에게 보내는 연민의 정이

투영되어 나온다.‘

견훤이 지렁이의 자손으로서, 못제에서 목욕재개하면 힘을 얻었다는 전설에 의해 황충이 소금 3백가마을 쏟아 부으니 힘이 빠졌다고 한다. 힘이 사라진 후 황충과 싸움에서 졌다고 한다. 그러나 못제 천지가 있는 곳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으로서 항상 능선을 따라 수기가 함께 따라 오고 있다. 못제 천지가 있다는 것은 풍수상 지기가 바로 인근에 뭉쳐 있는 명당(혈)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서 견훤이 못제 천지에서 목욕재개하면서 좋은 기운을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니면, 못제 천지를 훼손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견훤과 황충의 설화를 만들어 놓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못제 천지는 지금은 물이 없는 상태이나 비가 많이 올 경우는 물이 고인다고는 하지만 주변 고개를 훼손하여 도로가 개설되므로 인하여 능선 따라 흐르던 수기가 끊어져 옛날 같은 상태의 연못은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못제를 지나 갈령 삼거리로 가는 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심해 길고도 지루하고 험하였다. 갈령 삼거리에 도착하니 바로 좌측에 형제봉이 우뚝 솟아 있고 우측으로 1.3km만 내려가면 갈령이 나온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만 남아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후미에 오는 회원들은 무척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벌써 도착했다고 한다. 어찌된 일인가? 다들 제주도 좋다. 날아간 것도 아닌데...

선두로 온 우리가 오히려 후미가 되는 느낌이 든다.

갈령에 도착하니 많은 회원들이 도착해 있으며 전체 산행한 회원 중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 회원들이 끝까지 산행하였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7순을 넘기신 회원님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완주함으로서 노익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같았다.

 

갈령재에서는 산행 뒤풀이로 후미대장을 맡고 계신 회원님께서 육개장을 준비하여 회원들의 산행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충분하였으며, 바로 옆에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지방특산물(감식초, 검은콩, 완두콩, 산나물 등)을 가져다 팔고 있어 많은 회원들이 지방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비가 올 듯 말듯 하더니 산행 뒤풀이 끝나고 산행하면서 흘린 땀을 시냇물에 잠시 씻고 있는 동안부터 내려주니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