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방태산(芳台山;1,444m)에서 산(山)의 맛을 느끼다

미지부동산 2014. 6. 11. 17:01

방태산(芳台山;1,444m)에서 산(山)의 맛을 느끼다

(2014.6.8, 분당;흐림, 방태산;흐린후 맑음)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다’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어 왔던 인제군은 한국의 남아로서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라면 이 말뜻을 금방 알아먹을 것이다. 지금은 교통여건이 워낙 좋아져서 한반도의 남한지역은 모두 일일 생활권에 있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은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이 지역의 교통여건은 그리 좋지 못한 오지였던 것이다. 아직도 교통여건이 원활하지는 못하여도 오지중의 오지인 인제군 방태산을 오르려 한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중부지방은 비 예보가 있어 산행 시 비 올 것을 대비해야 할 것 같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분당을 출발한 우리의 버스는 외곽순환도로를 벗어나 춘천~양양 간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려간다.

이국적인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 북한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6월의 녹음으로 우거진 산들을 뒤로하며 우리의 버스는 달려가 홍천의 화양강 휴게소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빗살이 조금씩 뿌린다. 아직 산행 시작도 안했는데 비가 오니 괜히 걱정이 앞선다.

 

 

‘산이 좋아 산에 간다.’ 라는 산행객들을 태운 버스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운다. 이럴 경우 휴게소에서 가장 바쁜 곳은 화장실(Restroom)이다. 이곳에는 남. 녀 구분 없이 긴 줄이 이어져 있다. 이 순간만은 천부 인권설을 주장한 장자크 루소가 말한 ‘인간은 평등한 것 같다.’ 인간의 생리현상 앞에는 빈부와 귀천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다 일렬로 줄서서 있는 얼굴 표정 모습들을 보면 각양각색이다.~~~

조금씩 내리던 비도 어느새 멈춘 듯하다. 우리의 버스는 홍천~속초 간 국도에서 451번 지방도로로 접어든다. 홍천군과 인제군의 경계선상에 있는 방태산(芳台山;1,444m)으로 향하는 길은 굽이굽이 이어져 길 자체가 깊은 산속에서 산행하는 맛을 느낄 수 있게 도로 좌. 우로 짙은 녹음으로 우거진 숲속으로 계속 달려간다.

어느덧 홍천군을 지나 인제군으로 접어든다. 도로 옆에는 양봉을 치는 벌통들의 모습과 춘천~양양 간 고속도로 공사를 위해 하늘 높이 까마득하게 치솟아 건설 중인 교각들과 그 위에 상판을 연결하는 모습들이 보여 지고 있다. 또한 산비탈의 밭에는 강원도의 대표작물인 감자 꽃이 만발하여 있으며, 이 꽃들은 우리에게 이 지역을 자주 찾아 달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인제군 삼남면 소재지 4거리에서 우측으로 조금 올라가니 개인약수 푯말이 나오고 계곡 따라 흐르는 맑은 물은 버스가 달리는 만큼 계곡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경치가 좋다고 보여 지는 곳에는 잠시 쉬면서 휴식을 취하고 가라고 유혹하는 펜션들이 계곡 따라 자리 잡고 있다. 계곡으로 더 깊숙이 올라 갈수록 더 아름다운 경치가 계속 이어진다. 개울 군데군데에 비박하는 텐트들도 보인다. 계곡의 개울물을 보니 메기, 꺽지, 빠가사리, 퉁소 같은 물고기가 많게 보인다. 개울물에 첨벙첨벙 거리면서 반도로 천렵하여 매운탕 한 그릇에 한 잔의 술과 벗하고 있으면 이 보다 더한 즐거움이 있으리라는 유혹의 손길이 뻗친다.

 

 

흐렸던 하늘도 이제는 서서히 벗어져 산행하기 알맞은 날씨로 변해져 있다.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생둔1교를 지나 도로변의 커다란 감자밭 옆에 분당을 출발한지 2시간 50분 만에 차가 멈춘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생둔1교 → 숫돌봉(1,104m)~침석봉(1,321m) 4.4km/2;00분 → 개인산(1,341m) 2.7km/0;50분 → 구룡덕봉(1,338m) 3.9km/1;30분 → 매봉령~갈림길 1.4km/0;40분 → 이폭, 저폭~ 매표소 2.7km/1;00분으로

산행시간 약 15.1km/6;00분 소요예정이다.

 

 

오늘의 산행코스가 말해 주듯이 방태산은 숫돌봉이 1,104m이고 침석봉이 1,321m 이므로 처음부터 가파른 급경사로 이어지게 되어 있고 정상부분은 완만한 형태의 산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침석봉 까지는 힘들게 올라가야만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에는 A B의 구분 없이 모두 완주이외는 달리 방도가 없다. 산행에 힘들다고 생각되는 회원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백 코스 하여 산행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아무도 백 코스를 선택하는 사람이 없다. 반디에서는 거의 매년 방태산을 연 중 행사 식으로 산행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가파른 급경사다.

 

 

모두들 일렬로 위로위로 오르고 있다. 아직은 처음이라 쳐지는 회원 없이 잘들 오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차 선두와 중간 후미 그룹이 생기고 거리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산을 오를 때면 매번 오르는 것은 무척 힘이 든다고 느껴진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힘이 많이 든다. 갈증도 나고 숨도 턱밑까지 차오른다. 잠시 쉬었다가 가려고 해도 쉬는 동안 앞사람과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기 때문에 조바심에 의해 제대로 쉬지 못한다. 그냥 계속 따라가자니 갈증도 나고 그래도 잠시 쉬고 가자고 마음먹고 느긋하게 주변경치도 감상하면서 사진도 찍고 여유를 갖는다. 날씨가 흐리면서 후덥 지근 하다 보니 습도가 무척 높다. 그래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숫돌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비탈면에는 붉은 금강송의 소나무가 아름다운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나무를 구경할 수 있기에 힘든 산행이 반감되지 않나 나름 생각해 본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까마득한 급경사가 보이고 능선 옆은 천애의 낭떠러지 같은 깊은 협곡이 눈앞에 와 닿는다. 오르다 쉬 다를 반복하면서 오르니 한 봉우리가 있는 듯 하더니 다시 오르막이다. 또 얼마를 가니 약간 내리막길이 나타나 걷고 있는데 앞에 몇 사람이 쉬고 있다. 우리 반디회원인줄 알았는데 인천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간식으로 먹고 있던 수박을 먹고 가라고 한다. 산에서 얻어먹은 수박의 맛은 일품이었다. 자신들이 먹기에도 부족했을 텐데 십시일반으로 나누어 준 성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산은 계속 고도를 높이고 있으며 앞서간 일행들과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벌써 배꼽시계는 꼬르륵 꼬르륵 소리를 내며 밥 좀 주세요. 밥 좀 주세요. 하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벌써 아침을 먹은 지 여섯 시간 반이 다되어간다.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오르다보니 앞서간 일행들이 한 창 점심을 먹고 있다. 거의 식사가 끝나 가고 있다.

 

 

함께 어울려 허겁지겁하면서 서둘러 식사를 한다. 조금 있으려니 하나씩 둘씩 반디회원들이 올라오고 있다.

 

 

선두 조를 따라 계속 위로 오른다. 산을 오르면서 주변에는 많은 산나물들이 유혹한다. 걷기도 힘든데 산나물에 신경쓰다보면 산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참자하면서 자신에게 타이른다. 방태산의 방(芳)자는 초두 변 밑에 모방자로 형성된 합자어로서 즉 이 산에는 많은 풀인 산더덕, 송이. 산삼, 곰취, 참취, 수리취(떡취), 참나물, 산당귀, 쥐다래, 능이버섯, 말굽버섯, 상황버섯, 참나무떡다리버섯, 능이버섯 등의 산나물과 정상부근이 네모가 난 듯한 정방형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해발 1,100m이상 1,350m이내에는 주로 갈참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활엽수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나무 밑에는 많은 풀들이 자라고 있다. 산의 형상은 주로 흙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식물들이 자라기에는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나무의 성장 모습들로 보아도 그리 거센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물이 자라기에 알맞은 장소라 할 것 같다. 이런 산의 형상이다 보니 산의 정상부분이 특별히 솟아 있는 형태가 아니므로 정상 표지석 같은 것을 볼 수 없고 간단히 나무에 매달려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인산 1,341m란 표지판이 갈참나무에 매달려 있는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산우들은 올라 올 때 수박을 나누어 주었던 인천에서 온 산우들로 푸짐한 점심을 준비하여 먹기 시작하면서 가져온 막걸리를 한 잔하자고 권하며 자신들이 하산하는 방향에 대해 묻는다. 반디의 고문님께서 자세하게 방태산에 대해 설명하여 주시고 이 산에서의 주의 사항까지 곁들여 설명하여준다. 매우 고마워한다.

주변에는 많은 산나물들이 눈에 띈다. 산나물의 유혹에 이끌린 회원들은 본격적으로 산나물과 숨박꼭질을 한다. 바로 지척에 보이는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1,444m) 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우리의 오늘 산행목표는 구룡덕봉(1,388m)에서 매봉령으로 하여 적가리골로 가야하기 때문에 지척에 있는 주억봉의 겉모습만 보면서 상견례만 하는 정도다.

 

 

 

 

1,350m 이상 되는 지점에 오르니 나무들은 거의 없고 키 작은 관목과 수많은 풀들만 자라고 있다. 드문드문 피어 있는 야생화에는 벌 나비들이 즐거운 식사를 즐기고 있다.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니 높고 낮은 많은 산들이 발아래 놓여 있고 멀리 설악산이 아득하게 보이며 구름으로 살짝 가려진 곳은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지척에 있는 구룡덕봉 정상을 향해 오른다.

임도 따라 조금 위로 올라가니 인공으로 조성한 나무 울타리와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먼저 올라간 반디회원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내려오고 있다.

구룡덕봉(1,388m)정상에는 동서남북을 조망할 수 있는 3곳의 전망대에서 주변경관을 마음껏 가슴과 사진으로 담는다. 방태산의 태(台)자는 별(星)이란 뜻과 기쁘다 라는 뜻으로, 밤에 이곳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수많은 별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는 광경들이 동서남북 어디에서 보아도 막힘없이 볼 수 있어서 기쁘다 라는 뜻이 함께 포함된 태(台)자를 사용하지 않았나 나름 생각한다.

 

 

눈앞에 있는 방태산의 최고봉인 주억봉이 오라고 손짓하지만 오늘은 매봉령으로 하산하기 때문에 다음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 매봉령으로 하산한다. 갈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내려가는 길은 마치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길옆에는 수많은 산나물들이 널려 있다. 산길 따라 걷다보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몇 번을 반복하더니 매복령이란 표지판부터는 적가리골로 향하는 내리막길이다.

 

 

함께 산행하는 일행과 담소를 나누며 내려가니 어느새 매복령 갈림길까지 내려간다. 방태산이 품고 있는 계곡에는 많은 물이 있다. 특히 아침가리골은 계곡이 깊어 여름 산행으로는 최적이고 또한 적가리골은 계곡이 아름다워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된 곳이다.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는 기분은 처음 산행할 때 힘들었던 그 순간들을 잊기엔 충분한 것 같다. 한적한 오솔길 따라 가다보면 하늘 향해 꽂꽂이 서 있는 낙엽송 군락들이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 시원하게 한다. 계곡 따라 내려오다 보면 울창한 수목들의 그늘로 더위를 잊은 채 내려오게 된다.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산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많은 산행객들은 물속에 발을 담그고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이 맑은 물을 보고 그냥 갈 수 없어 인적이 드물고 알탕하기 좋은 곳을 찾아 물속에 몸을 맡겨 본다. 너무나 차가워 채 1분도 견디지 못하고 물 밖으로 나온다. 온몸이 오돌오돌 떨린다.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니 조금은 견딜만하여 물소리를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오늘 하루 산행하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자연의 웅장하고 변화무쌍한 광경들이 뇌리를 스쳐간다. 또한 방태산(芳台山)이란 이름이 허명이 아니고 자연에 맞게 지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그래 산은 역시 이런 맛이 있기 때문에 가는 거야 하고 자위한다.

시원하고 명경수 같은 물에 몸과 마음을 씻고 나서 의복까지 갈아입으니 예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띠 동갑이고 군대 대선배님이신 고문님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면서 내려오다 이폭포 저폭포에서 쏟다지는 폭포수에 다시 한 번 마음을 정화시키고 우리의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많은 반디회원들이 산행 후 모두들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처음은 힘들었지만 하산길이 그래도 산행을 즐길 수 있게 하였는지 모두들 만족한 기분인 것 같다. 얼마를 기다린 후 산행 뒤풀이를 위해 방태산 입구에 있는 방동리 마을 어귀에 있는 막국수 집에서 돼지수육과 한 잔의 술과 막국수로 뒤풀이를 하니 평양감사 부럽지 않은 하루였던 것 같다. 오늘도 아무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귀향한다.

 

⋇(일반적인 자료 의한 방태산에 관한 내용)

방태산(芳台山)은 강원도 인제군과 홍천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가칠봉(1,241m). 응복산(1,156m). 구룡덕봉(1,388m). 주억봉(1,444m) 등 고산준봉을 거느리고 있는 산이다. 북쪽으로 설악산. 점봉산. 남쪽으로는 개인산과 접하고 있다. 긴 능선과 깊은 골짜기인 적가리골, 아침가리골(조경동), 개인동 같은 빼어난 계곡이 자리 잡고 있고, 방동약수, 개인약수, 조경동 약수 등 이름 있는 약수도 여러 곳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햇볕을 받지 않고 그늘로만 이어진 등산로로 산행 할 수 있으며, 맑은 물이 항상 같이 있어서 여름 산행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정감록에서는 삼재불입지지(물. 불. 바람이 들지 않는 곳), 즉 재난을 피할 수 있는 곳이 7군데 있어 삼둔 사가리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삼둔은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연가리. 명지가리. 아침가리. 적가리이다.

이 지역에는 평안도. 함경도 사람들이 재난을 피해 많이 찾아들어 수백가구의 화전민촌을 이루고 화전을 일구며 세상과 등지고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