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산(上元山:1,421m)을 오르며 산나물의 향기에 취하다
(2014.6.1. 분당: 맑음, 정선 상원산: 맑음, 온도:35도)
정선하면 우선 떠오르는 단어는 아리랑이다. 이 아리랑이 나오게 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사연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졌다. 나라를 빼앗긴 민족의 서러움과 울분이, 남. 녀 간의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이, 남편에 대한 원망이, 시집살이의 서러움과 고단함이, 또한 고부간의 갈등 등 우리네 민초들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정선 아리랑이 있는 정선의 으뜸이 되는 산인 상원산(上元山:1,421m)!
현지 주민도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는다는 산이며 등산로 표시도 없고, 고요와 정적만 감도는 오지의 깊은 산으로 원시림으로 우거진 미지의 산 상원산(上元山:1,421m)을 향해 떠난다.
벌써 계절은 6월로 접어들었다.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유난히 무덥다.
기상관측이래로 최고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른 아침이지만 서늘함은 사라지고 훈훈한 바람만 불고 있다.
오늘은 얼마나 더울런지...
분당을 출발한 우리의 버스는 곤지암IC에서 중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진부IC에서 나와 6번 국도에서 다시 59번 일반국도로 접어든다.
계절이 6월인지라 주변의 산야들은 녹음으로 짙푸르게 변해 있다.
오대산과 황병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은 59번 일반국도를 따라 강원도 평창과 정선에 걸쳐 흐르고 있다. 그 물 길 따라 굽이굽이 아름다운 비경도 함께 하고 있다.
차창 밖의 풍경은 우측에 짙은 녹색의 감자밭과 비닐하우스, 아담한 전원주택과 펜션 등이 있고, 좌측에는 오대천 맑은 물이 흐르는가 하면 다시 우측과 좌측의 위치만 다르게 하여 주변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오대천물과 삼척에서 발원하여 임계 방향에서 흘러온 골지천의 물이 만나는 곳인 아우라지가 나타난다.
아우라지는 두 물줄기가 ‘어우러지다’하여 아우라지로 불렀다.
예전에는 남한강 천리 물길 따라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의 출발점으로 각지에서 모여든 뗏목꾼들의 아라리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정선 아리랑의 ‘애정편’의 발상지이다. 장마로 불어난 강물을 사이에 두고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애절한 남녀의 한스러운 마음이 가사에 그대로 전해 내려오게 된 곳이다. 바로 아우라지 옆으로는 여량 역에서 구절리역 사이의 7.2km구간에 관광용 철도인 레일바이크가 운용되고 있다. 아우라지를 지나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상자개 마을로 향하는 자개계곡으로 접어든다. 계곡의 맑은 물 따라 옆으로 개설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겨우 차한대 다니기 힘든 길이다. 우리 버스기사인 오부장님은 용케도 산행들머리인 상자개 마을에 10시30분경에 도착하게 하여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람 한 점 없는 한 여름의 열기를 느끼게 한다.
자개계곡을 따라 난 시멘트포장길을 걷기 시작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상자개. 오토캠핑장 →표골 갈림길 1.5km/0;30분 → 능선, 1345봉 4.0km/2;00분
→ 상원산(1,421m) 2.6km/1;20분 → 1296봉, 능선 1.5km/0;30분
→ 하자개, 유천3교 3.2km/1;10분으로 산행시간 약 12.8km/5;10분 소요될 예정이다.
자개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쉬엄쉬엄 위로위로 오른다.
지금은 가물어 계곡에 많은 물이 흐르고 있지 않지만, 자개계곡의 여러 곳에 사방댐을 건설해 놓은 것을 보면 이 지역에 갑작스런 폭우가 내리면 산사태나 심한 토사석이 아래로 많이 쓸려 내려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산은 천천히 고도를 높이고 있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온 몸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한다. 자개 계곡 따라 난 시멘트 포장길이 끊어지고 좌측으로 난 비포장임도 따라 계속 걷는다. 임도 주변에는 여러 가지 산나물들이 눈에 띄지만 앞만 보고 걷는다.
걷는데 바람 한 점 없고 땅에서 후끈후끈한 열기가 올라온다. 땅의 열기와 후덥지근한 상태에서 음지쪽으로 걸을 때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줄때면 정말 시원하구나 하며 산행하는 참다운 맛을 느낀다. 아직도 산행은 제대로 시작도 못했는데 반디회원들은 힘들어 하는 기색들이 엿보인다.
임도는 조금씩 조금씩 고도를 높이고 있고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면 처음 산행시작한 자개골짜기가 까마득하게 보인다. 선두로 가던 일행들이 계곡의 물소리가 나는 입구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지난해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산행을 했다고들 말한다. 함께 걷던 우리도 먼저 시작한 선두팀과 합류하여 옆자리에서 점심을 먹는다.
한참 점심을 먹고 있는데 후미로 온 팀도 합류하여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반디회원들이 한 곳에서 점심을 먹은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상원산 산행은 등산로가 확실히 표시되어 있지 않아 산행하기 힘든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길도 없는 골짜기로 오르려니 힘이 든다. 계곡의 골짜기는 비가 오지 않아 말라 있지만 푸른 이끼로 감 쌓인 바위 틈 밑에서 물소리가 나곤 한다.
길이 없는 상태에서 골짜기만 따라 올라가다보니 조금만 잘못 가면 다시 좌로 우로 하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런 와중에도 원로 고문님께서는 산나물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이것이 참나물이고 저것은 곰취고 또 저것은 떡취나물이다 하며 자연에 있는 먹거리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으며 험한 골짜기를 헤치고 위로위로 계속 오른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계곡의 골짜기다.
말이 해발 1,421m이지 막상 오르려니 너무나 가파르고 오르기 힘이 든다.
뒤따라 올라오는 회원들의 표정도 지치고 힘들어 하는 기색들이 역력해 보인다.
산이 돌 자갈 밭으로 되어 있어 어느 원로 고문님의 말씀처럼 한발자국 오르니 반발자국 내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고한다. 무척 힘이 든다.
여태껏 산행하면서 이렇게 힘이 든 적이 없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힘이 들었던 것 같다. 감기몸살로 인해 약을 먹어가면서 오르니 힘이 안 들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힘이 든다.
점심을 먹고 오르기 시작한지 거의 2시간이 다되어 가니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쉽게 상원산(1,421m) 정상에 오를 수 있으려니 했건만 보이는 것은 능선의 봉우리뿐이다. 아직도 얼마를 더 가야 정상이 나올까 하면서 오른다. 그러나 일부 반디회원들은 주변에 널려 있는 산나물 채취에 정신을 쏟고 있다.
나도 합세하여 산나물 채취에 동참하지만 힘에 버거운 것 같고 산나물 채취에 큰 감흥을 못 느낀다. 산행 지도상에는 1345봉우리가 명시되어 있으나 어느 봉우리가 1345봉우린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앞에 있는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다보니 누가 쌓았는지 모르지만 돌탑이 나온다. 이 상원산을 산행하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처음인 것 같아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이곳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사진에 담는다.
반디회원들은 산나물을 채취하는데 대부분 곰취와 참나물 당귀 등 몇 가지만 주로 채취하는 것 같다. 그 외의 산나물들인 참취와 떡취는 거들 떠 보지도 않는 것 같다. 차라리 곰취와 참나물 대신 나머지의 산나물을 채취하면 쉽게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능선 따라 계속 위로 오른다.
오르다 보니 바로 눈앞에 상원산(1,421m)정상이라는 표지석이 나타난다.
주변에서 으뜸이라는 상원산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앙증맞은 자그마한 정상석만 덩그러이 정상을 지키고 있으며 산림이 우거져 있어 주변을 조망할 수 없어서 이곳이 높은 산인지 실감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선두로 온 일행이 달아 놓은 리본의 방향이 옥갑산(1,285m)으로 되어 있다. 선두팀에게 연락을 취하였으나 연락이 안 된다. 아마 옥갑산 방향으로 내려가면 시간이 많이 소요 될 것이고 꽤 힘든 산행이 되리라 본다. 아니면 가다가 잘 못 간 것을 알고 되돌아오려면 간만큼 힘든 여정이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상원산 정상에는 뒷면이 뽀얀 색을 띤 떡취 나물로 가득 차 있다. 이 떡취 나물로 취떡을 해먹으면 그 맛은 별미다. 춘궁기 때 이 떡취 나물은 민초들이 삶을 영위하는데 엄청나게 기여 하였던 산나물인 것이다. 너무나 많다. 떡취 나물만 채취해도 한 보따리는 될 것 같다. 떡취 나물 밭을 뒤로 하고 1296봉을 향해 내려간다. 주변에는 떡갈나무와 같은 활엽수들로 가득차서 주변을 거의 조망할 수 없어 오로지 앞만 보고 걸어야 한다.
하산하는 길도 만만찮다. 내려가는 길은 거의 급경사다.
1296봉을 지나 마을이 있는 자개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아마 스키장의 활강 B코스보다 난이도가 더 강한 급경사라고 누군가가 말한다. 만약 많은 산나물을 채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런 급경사라면 도저히 가지고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산은 오르기 힘들고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한다.
내려가는데 있어서 조금만 방심하면 엉덩방아 찧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내려가자니 올라가는 것 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 같다. 내려가는 중간 중간에 거목의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광경들은 원시림 그대로의 자연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쓰러진 거목들이 산행으로 지친 산객들에게 쉬어가라고 한다.
잠시 쉬지만 땀은 계속 비 오듯 쏟아진다. 몸에서는 물을 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제는 물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 조금 내려가니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더 급경사다. 밑에서는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내려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산행이 끝나갈 즈음에 정신 줄을 조금만 놓아도 사고의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더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사고 나기가 십상이다. 조심조심하여 하자개 마을에 4시 10분경으로 산행시작 5시간 30분 만에 도착한다. 나중에 도착한 후미 팀은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다보니 씻지 않으면 옆자리에 앉은 일행에게 쉰 냄새로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개 계곡의 흐르는 맑은 물에 몸을 담그니 너무나 시원하다. 아마 산행 후 이런 맛은 그 어디에다 비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본다.
만약 거기다가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 한잔을 벌컥 들이키면 그 시원한 맛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버스로 오니, 고창이 고향인 원로 회원님이 회원들의 산행 후의 고단함을 풀어주기 위한 뒤풀이로 돼지고기를 듬성듬성 썰어 넣은 김치찌개에 원액의 복분자술과 막걸리를 준비한 것이다.
그 맛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맛있었던 같다.
오늘의 산행은 힘들었지만 산행 후 시원한 냇가에서 멱을 감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상쾌했는데 한 분의 적덕으로 산행에 참가한 반디회원 모두를 즐겁게 해주신데 대해 감사하고 아무 사고 없이 회원 모두가 한자리에 다시 모여 함께 즐거운 산행에 대한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즐거운 하루였다.
(옥갑산 방향으로 갔던 선두팀은 가다가 무언가 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돌아왔는데 갈 때는 힘든 줄 몰랐는데 되돌아오는 길은 너무나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것 같이 느껴져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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