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충북 알프스의 아홉 폭의 병풍 속으로 빠져들다

미지부동산 2014. 1. 28. 18:20

충북 알프스의 아홉 폭의 병풍 속으로 빠져들다

 

(2014.1.26. 일요일, 분당: 맑음, 보은 구병산: 맑음)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높은 산봉우리들을 연상시키는

알프스라는 이름...

세계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몽블랑. 마테호른 등의 고봉들이 있는 만년설로 연중 하얀 눈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알프스가 우리 한 반도에도 영남 알프스니 충북 알프스라는 이름으로 근세에 들어 새롭게 등장하였다.

 

영남 알프스의 경우는 천황산(1,189m) 재약산(1,119m) 영축산(1,081m) 신불산(1,159m) 간월산(1,69m) 고헌산(1,034m) 가지산(1,241m)과 같은 1,000m 이상의 7개의 봉우리들이 연결되어 있고, 억새풀들의 아름다운 물결과 하얀 설원이 마치 알프스의 만년설을 연상시킨다 하여 영남 알프스라 불리고 있다.

 

충북 알프스는 충북 보은군 외속리면 서원리 서원교를 출발 기점으로 한 아홉 폭의 병풍을 펼쳐 놓은 듯 한 구병산(876m)과 기암절벽의 신선대(785m) 형제봉(803.3m) 천황봉(1,057.7m) 비로봉(1,032m) 문수봉(1,031m) 문장대(1,054m) 관음봉(982m) 묘봉(874m) 상학봉(861m)으로 이어지는 43.9km 능선을 충청북도에서 인위적으로 여러 개의 산들을 묶어서 관광 상품용으로 특허청에 ‘충북 알프스’라고 1999. 5. 17자로 출원 등록하여 얻어진 이름이다.

 

오늘의 산행지는 충북 알프스의 구병산(九屛山: 876m)이다.

구병산(九屛山)은 아홉 폭의 병풍(屛風)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다운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병풍(屛風)하면 조선시대 왕의 어좌인 용상 뒤편에 해와 달과 다섯 봉우리의 산이 그려진 ‘오봉산 일월도’나 십장생인 해 . 달(구름) . 산 . 물 . 소나무 . 대나무 . 학 . 거북 . 불로초 . 사슴으로서

아름다운 산수화(山水花)에 십장생(十長生)들을 함께 넣어 그려진 풍경으로서 신선(神仙)만이 사는 무릉도원을 연상하게 한다.

 

이 구병산(九屛山)이 간직하고 있는 아홉 폭의 병풍 속에서 한 폭 한 폭에 담겨져 있는 수많은 산수화(山水花)와 십장생(十長生)들의 모습을 보고자 산행을 위해 출발한다.

 

매번 거의 정시에 출발하던 우리의 버스는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시동만 켜놓은 채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누군가가

왜? 출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상하다는 듯 한 말을 한다.

총무는 전화기를 붙들고 누군가와 대화한 후 산악대장과 상의 후 차가 지연되는 대해 설명하자 버스 기사인 오부장은 차 시동을 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니 택시 한 대가 도착한다. 오늘 하산 후 뒤풀이용으로 가져오기로 한 김치를 회원 본인은 늦게 일어나 오지 못하고 대신 김치만 택시 편으로 보낸 것이다.

 

20여분 조금 늦게 출발하였지만 산행 들머리인 충북 보은 외속리면 서원리에 09시40분경에 도착한다.

오늘의 날씨는 약간 쌀쌀하지만 산행하기에 최적의 기후라고 할 수 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서 멀리까지 바라 볼 수 있는 청명한 봄 날씨를 연상 할 수 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충북 알프스의 제1구간으로서 서원리 서원교 ~ 527봉 ~ 칼바위 능선 ~ 백지미재 ~ 풍혈 ~ 구병산 ~ 숨은 골 ~ 쌀난 바위 ~적암 휴게소로 하산하는 코스다.

산행시간은 12km/6시간소요예정이다(서원교 ~ 구병산 : 8km/4시간, 구병산 ~ 적암 휴게소 : 4km/2시간)

 

09시45분경에 서원교를 지나자마자 산행 입구에 ‘충북 알프스’란 등산 이정표가 ‘속리산 ~ 구병산 43.9km 충북 알프스 시발점’이란 푯말과 풍혈(風穴)에 대한 설명서가 정겹게 맞아준다.

 

산행 시작부터 가파른 비탈길이다.

일렬로 오르는 다양하고 원색적인 물결을 따라 앞사람의 뒷모습만 보면서 오르기 시작한다. 능선 비탈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많은 무덤들이 눈에 뛴다. 많은 무덤이 있다는 것은 이 산의 기운이 남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인 것이다.

비탈길을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때로는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험악한 곳도 나온다. 거의 반시간 정도 흘렀을 즈음에 구병산 6.5km라는 방향 표지목 지점에 이르니, 구병산으로 이어지는 산맥의 거의 끝자락으로서 주변을 전부 조망할 수 있다. 멀리 서원밸리 골프장과 속리산 톨게이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좌.우 주변을 조망하면서 오늘의 산행 목적지인 구병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멀리 장엄하고 기세등등하게 뻗어 내린 산세에 절로 탄복된다.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용맥(산맥)은 거의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자문성과 탐랑성, 무곡성과 파군성 형체의 깃발을 나부끼는 듯 한 산세는 북두칠성의 별자리를 연상시키는 것 같이 힘차게 꿈틀거리며 달려오는 것 같은 산이 구병산(九屛山)을 이루는 산군(山群)들인 것이다.

 

이 모든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한 회원께서 사진으로 많은 반디회원들을 즐겁게 하여 주고 있다.

많은 여성회원들은 자신만의 특유의 포즈로 산과 동화되고 싶어 한다.

그 중에서도 70대인 여성회원께서는 밝고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후미에서 자연과 더불어 즐기면서 산행하는 맛에다 함께하는 남. 여 회원들 간의 대화 속에서 산행의 또 다른 맛을 느끼는 것 같다.

산행이 계속 될수록 구병산(九屛山)이란 산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태가 보여 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왜? 사람들은 많고 많은 이름 중에서 구병산(九屛山)이란 이름으로 명명하였을까?

아홉 폭의 병풍(屛風)을 펼쳐 놓은 듯 한 산세~~~

이 아홉 폭의 병풍(屛風) 중에서 각 폭마다 지닌 자연의 비경~~~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속에서 그리면서 산을 오르고 있다.

 

오늘의 구병산(九屛山) 산행에는 우리 반디회원 이외는 아무도 보이지 않아 호젓하게 산행할 수 있으며 청명한 봄 날씨로 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음지쪽에서만 간간히 보일 뿐이다.

바위산이긴 하지만 능선 주변에 잡목보다 소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땅 심이 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능선 우측은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는데 시원하게 펼쳐지는 평야지대에 산업단지로 조성된 모습이 보인다. 아직 많은 공장들이 입주하지 않았는지 거의 텅 비어 있는 모습이다.

반면, 능선 좌측은 충북 알프스를 잇고 있는 연봉(連峰)인 천황봉(1,057.7m)을 깃 점으로 비로봉(1,032m) 문수봉(1,031m) 문장대(1,054m) 관음봉(982m) 묘봉(874m) 상학봉(861m)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광경은 장관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웅장한 산봉우리들의 모습들...

 

그래서 ‘충청도 보은’ 하면 속리산과 법주사를 떠올리고, 수려한 자연과 함께 세속을 여윈 은둔의 땅으로, 불국정토가 머무는 곳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새삼 생각나게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산 아래에 신라 진흥왕(24대)의 아버지인 법흥왕(23대) 때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를 국교로 삼아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아서 법주사를 창건하여 현세까지 불국토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구병산(九屛山) 4km 지점에 가까이 오니 회원들의 배꼽시계에서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고 알리는 모양이다. 누군가의 입에서 바람피하고 따뜻하면서 식사하기 좋은 곳에서 오늘의 즐거운 산행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 하자고 한다.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좋아한다.

10여명이 빙 둘러 앉아 담소를 나누면서 맛 나는 점심을 즐긴다.

반디의 막내인 보디빌딩으로 단련된 근육질의 젊은 회원이 70대의 왕 누님에게 누나라고 하면서 처음 50대 인줄 알았다고 하니, 너무나 즐거워하면서 하산하면 반드시 커피 한 잔을 사겠다고 한다.

 

지금 이곳에서는 산행에서 매우 보기 드물게 70대. 60대. 50대. 40대로 잇는 여성회원이 함께 식사한다. 참으로 보기 좋은 현상이며 앞으로 반디산악회의 발전에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즐겁고 맛 나는 식사 후 이 아름다운 광경을 추억의 사진으로 한 장 남긴다.

 

앞으로 구병산(九屛山) 정상까지 4km로 족히 2시간은 소요 될 것이다.

산은 높이를 더할수록 다 녹은 줄로만 알았던 눈들이 보이며 등산로는 얼어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서 갔던 일행들이 어느 순간에 한 무리로 나타난다.

그들도 점심을 마치고 산행을 하는 모양이다.

얼마가지 않아 가파른 큰 바위에, 음지여서, 얼음으로 미끄러운 힘든 코스가 나타나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조심조심하면서 로프를 잡고 내려간다. 후미대장은 자신의 오른 손가락 다친 것을 잊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반디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은 항상 주의 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산행에 있어서 첫째도 안전(安全), 둘째도 안전(安全), 안전(安全)만이 최선책인 것이다.

 

백지미재 가기전의 봉우리에서 지나온 발자취를 뒤 돌아보니, 구병산(九屛山) 6.5km지점에서 보았던 꿈틀거리며 힘차게 달려오던 산들이 이제는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듯하며 너무나 기세등등하고 장엄하다.

 

능선 곳곳에 있던 많은 무덤들은 이런 웅장한 산세와 용맥으로 인하여 자신의 조상들을 명당에 묻어서 후손의 발복을 바라기 위했다고 보는데 ‘과룡지장(過龍之葬)은 삼대내(三代內) 절향화(切香火)’란 말처럼 흘러가는 용맥 즉 전기의 고압선 줄에다 자신의 조상을 묻어 놓았으니 자신들도 편하지 못해 삼대를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여기 등산로에 있는 무덤들 대부분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 아마 절향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라 본다.

 

바위 위에서 온갖 풍진을 이겨내고 우뚝 서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고고한 자태는 자신만이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연의 비밀을 혼자만이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소나무야!

너가 알고 있는 모든 자연(自然)의 이치(理致)를 나에게 말해주지 않으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와 작별하고 백지미재를 지나니 구병산(九屛山)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방향표지목이 나온다. 이곳은 눈이 제법 많다. 조금 위로 올라가니 풍혈(風穴)에 대한 안내판이 나온다.

 

풍혈(風穴)에 도착하여 풍혈(風穴)의 구멍 속에 손을 넣으니 따뜻하고 훈훈한 바람의 감촉을 느낀다. 아! 따뜻하다.

구병산(九屛山) 정상에서 30m 아래지점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의 신비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풍혈(風穴)의 종류에는 ①애추형(14개) ②동굴형(4개) ③함몰형(4개) ④수직동굴형(1개) ⑤기타(2개)의 5가지 유형에 25개가 현재 한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구병산(九屛山)에 있는 풍혈(風穴)은 애추형의 풍혈로서 풍화작용에 의해 발달한 화석퇴적지형으로서 주로 모난 바위 덩어리로 구성되었으므로, 한 여름에 애추사면의 상부는 온기를 저장하게 되고 암설의 깊이가 5m이상인 애추사면은 단열효과로 인하여 외부의 기온이 점점 내려가기 시작하면 내부기온과 외부기온의 차이로 온기가 애추사면 상부에서 뿜어져 나오게 된다. 겨울철의 경우는 반대의 현상이 생긴다.

그런 원리에 의하여 ‘풍혈(風穴)에서는 여름에는 차가운 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풍혈을 뒤로하고 구병산(九屛山) 876m의 정상(頂上)에 오르니 온 산야가 모두 발아래 놓인 듯하다. 아홉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산의 무리 중에서 으뜸인 구병산(九屛山)!

병풍(屛風)은 보통 짝수로 2~12폭으로 구성되는데, 이곳의 구병산(九屛山)은 아홉수로서 인간의 길흉화복과 우주생성의 원리가 이 아홉이란 수(數) 속에 내포되어 있듯이 구병산(九屛山)의 아홉 폭의 병풍(屛風)속에는 십장생인 해 . 달(구름) . 산 . 물 . 소나무 . 대나무 . 학 . 거북 . 불로초 . 사슴 들이 뛰노는 선경(仙境)의 세계인 것이다.

 

선경(仙境)의 땅인 정상 바로 밑에 고사(枯死)한 소나무는 모진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고사(枯死)한 소나무는 죽어서도 구병산(九屛山)의 비경(秘境)에 일조하고 있다.

 

충북 알프스는 43.9km로 종주에는 2박3일 정도 걸린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제1구간에 해당하는 곳으로 위성기지국이란 방향표지목에서 쌀난 바위 . 숨은 골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 길은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내려갈 때는 무릎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유유자적하게 즐기면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쌀난 바위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에 들러 왜? 쌀난 바위가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하였으나 알 길이 없다. 단지 이곳에서 쌀이 생산된 곳이란 뜻인지?

 

쌀난 바위의 지명의 뜻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흐르는 계곡의 물맛은 감로수처럼 좋았다. 내려오면서 이 골짜기 이름이 ‘숨은 골’이란 지명처럼 은둔하기에 적절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마을 인근에 거의 다 내려오니 올렛이란 커다란 글씨가 쓰인 위성 안테나 3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하산 집결지인 적암 휴게소까지 가기 위해, 평지의 길을 따라 가면서 주변경관과 오늘 산행한 구병산(九屛山)을 뒤돌아보면서 지나온 여정을 다시 생각해 본다. 그렇게 험악했던 바위산에서 2km 정도의 하산한 지점에는 험한 기운이 완전히 탈살 되어 부드러운 기운으로 바뀌어, 인삼이나 감나무를 심은 밭들을 보면서 자연의 오묘한 신비에 다시 한 번 경외감을 느낀다.

 

앞에 가는 일행들을 따라가다 보니 위성기지국의 좌측 방향으로 가야할 것을 우측으로 가는 바람에 조금 돌아가게 되었다. 적암 휴게소에 도착하니 일행들이 보이지 않아 식당 주인에게 물어 본즉 우측 공터에 우리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늦게 도착한 관계로 모두들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약간 춥다보니 승용차의 덮개로 사용하는 비닐을 바람막이용으로 함께 덮어 쓰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뒤풀이 하는 풍경은 매우 즐거웠다. 특별히 이 지역 출신인 회원께서 돼지고기 수육을 찬조한 덕분에 많은 회원들은 한 잔의 술로 인해 얼과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늦게 도착한 우리 일행들은 오부장님 표 떡국에 만족해야 했고 출발시간을 지연시켰던 김치로 위안을 삼으며 오늘의 즐거운 산행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