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천안(天安) 광덕산(廣德山)을 오르며 덕(德)을 쌓고 베푸는 법(法)을 배우다

미지부동산 2014. 2. 3. 18:58

 

천안(天安) 광덕산(廣德山)을 오르며 덕(德)을 쌓고 베푸는 법(法)을 배우다

 

 

(2014.2.2. 일, 분당: 비. 천안 광덕산: 흐림(오전).약한 보슬비(오후)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 천안(天安 : 天下大安의 준말)은 고려 태조 왕건이 팔공산 전투에서 견훤에게 패한 후 이 지역에 와서는 겨우 살았다는 안도의 한 숨을 쉬면서 천자(天子)만이 사용하는 글자인 하늘 천(天)자와 편안할 안(安)자를 하사(下賜)한 지명(地名)이 천안(天安)이며, 많은 덕(德)을 쌓아서 백성들에게 베풀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광덕산(廣德山)은 대한민국의 여러 곳에서 같은 지명(地名)으로 불러지고 있다. 천안(天安) 광덕산(廣德山)에서만 나라에 전란(戰亂)이 일어나거나 불길한 일이 생기면 산(山)이 운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이 처럼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땅이며 많은 덕을 쌓아서 베풀라는 곳인 천안(天安) 광덕산(廣德山)을 오르려고 한다.

 

 

오늘은 구정 연휴의 마지막 날로서 한 겨울의 추위를 느껴야 할 즘인데 지난밤부터 내린 비가 아직도 약한 보슬비 상태로 내리고 있다.

구정 연휴의 뒤 끝이라 그런지 항상 만원이던 산행 버스에는 빈 좌석이 눈에 많이 띈다.

오늘의 산행지는 천안이라 그리 먼 거리도 아니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 소요가 덜 될 것으로 보여 모처럼 일찍 귀가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마치 집 근처 동네 산행하는 기분이 든다.

거의 대부분의 회원들은 매주 만나지만 그래도 일주일 만에 만나니 반갑다. 서로 인사와 안부를 물으며 새해에 대한 덕담을 주고 받다보니 벌써 망향휴게소에 도착한다.

 

 

경부고속도로 상에서 대표적인 휴게소인 망향휴게소가 왠일인지 거의 텅 비어 있다. 또한 산행을 위한 버스는 딱 한 대뿐인데, 우리 분당 반디산악회 버스인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천안 광덕산으로 향하는 길은 구불구불한 국도이다. 차창 너머로 수많은 호두나무들이 보인다.

거의 09시경이 다되어서 광적사 입구 근처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주차장 → 광적사 입구 → 갈림길 → 광적산

→ 장군바위 → 망경산 갈림길 → 망경산 → 망경산 갈림길

→ 설화산 삼거리 → 설화산 갈림길 → 강당사. 강당사 휴게소로서

산행거리 11.6km에 소요시간 약 5시간 30분 예정이다.

 

 

주차장의 천안시 관광안내도와 광덕산의 등산 안내도를 대충 보고는 산행을 시작한다. 회원들은 각자 알아서 하나 둘씩 광덕사 방향으로 따라 걷는다.

 

 

광덕사 입구의 ‘이 뭐고’ 라는 화두와 맞닥뜨리니 갑자기 당황스럽다. 글쎄~~~?

 

 

바로 옆의 연못에서는 개구리의 개골개골하는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봄의 전령사인 개구리가 합창으로 울고 있다는 것은 이제는 멀지 않아 겨울도 봄의 문턱 밖으로 밀려날 날이 그리 길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못 조금 지나 거북이 받침대를 한 거대한 비석 2개가 나란히 서 있다. 하나는 호두를 전래한 사적비이며, 다른 하나는 호두를 전래한 류청신이라는 사람의 비석이다. 후손들이 류청신이 호두를 전래한 것에 대한 자부심과 고려 때 최 고위직인 승상의 벼슬까지 하였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비문을 세웠으나 ‘고려사기’에 의하면 조국을 배신한 역신으로 기록된 인물이다.

 

 

세월이 흘렀다고 최초의 호두 전래자란 것으로 조국을 팔아먹은 이적행위 자체를 왜곡하여 미화하면 안 될 것으로 본다. 아마 세월이 흘러가면 한일합방의 5적인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박제순. 권중현의 후손들도 똑같이 사실을 왜곡하여 미화할 것이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기술해서 후손들에게 교훈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씁쓸한 마음으로 광덕사에 도착한다.

광덕사(廣德寺)는 광덕산이 지니고 있는 큰 뜻인 많은 덕을 쌓아서 중생들에게 베풀게 하는 도장(道場)으로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36년경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여 흥덕왕 때인 832년에 중창한 것으로 전하나, 시대적으로 백제지역에 해당되는 천안은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창 영토전쟁을 하던 시기인 점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인 흥덕왕 때 창건한 것으로 보여 지며(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들은 신라시대의 고승인 자장율사를 창건자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시대나 역사적인 면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광덕사 보화루 앞의 호두나무는 류청신이 심은 나무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 지역주민들은 이 나무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호두나무의 시조라고 믿고 있다. 현재 광덕면 일대는 호두나무가 25만8천 그루가 식재되어 있고,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호두나무는 페르시아(현:이란)에서 서식되던 것을 서역을 개척한 장건이 중국에 전파 한 후 한반도에 류청신이 들여온 것으로 전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최고의 신인 제우스에게 호두를 바쳤다고 한다.

전래시 호두는 오랑캐 호(胡)자에 복숭아 도(桃)자인 호도(胡桃)라고 하였으나 사람들이 호두라고 부르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서 호두로 표기하게 된다.

 

 

광덕사를 뒤로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위로 오르는 길은 어느 산을 가던지 처음은 쉽지 않다. 이곳은 인공구조물의 계단이 수없이 이어진다. 수없이 이어지는 나무 계단은 정자가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이곳까지 한 숨에 올라오니 숨이 가쁘고 땀이 쉼 없이 흐른다. 포근한 날씨로 장갑을 벗고 산행해도 손이 시리지 않는다. 비록 비는 오지 않지만 안개가 짙게 자욱하게 깔려있어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는 힘들 것 같다.

 

겨울이건만 비도 내리고 포근한 날씨 탓에 등산로는 질척질척 하다.

신발에 많은 흙이 달라붙는다. 마치 비온 후의 진흙탕 길을 걷는 기분이다. 겉 표면은 녹아서 질척이지만 땅속은 아직 얼어 있는 상태라 미끄럽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는 고작 10~20m 내이다.

단지 앞만 보고 열심히 올라간다. 헬기장 가까이 다다르니 앞서 오르던 반디회원들이 보인다.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짙은 안개 탓으로 희미하게 보이겠지만 그래도 함께 인증 샷을 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른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 거리는 짧지만 아주 가파른 비탈길이다. 질척이는 등산로와 신발의 흙과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하면서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다. 날씨가 맑고 쾌청하였다면 광덕산 699.3m 라는 정상 표지석에는 서로 인증 샷을 하려고 야단법석을 하였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부옇게 보이지만 그래도 광덕산과 함께한 사진을 남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개의 농도는 더욱 짙어지는 것 같다. 이제는 겨우 10m이내만 보인다. 정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역인 천안시 광덕면 일대와 아산시 송악면과 배방읍 일대의 경치는 눈으로는 보지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광덕산 정상은 둥글 넙적한 타원형의 평지 형태로 되어 있는 전형적인 토산(土山)으로서 바닥에 둥근 판에 ‘천지 정기, 우주 원리’라는 문구를 새겨 놓았다. 즉 천지의 정기가 이곳에 모여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안개 때문에 주변의 경관을 보지 못하므로 광덕산이 지니고 있는 산세를 자세히 알 수 없어서 매우 안타깝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장군바위 방향으로 하산한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질척이고 미끄러운 길바닥은 조심하지 않으면 안전사고 나기 십상이다. 장군바위에 이르니 많은 회원들이 모여 있다. 푯말에 연약한 사람도 이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먹고 장군처럼 우람하고 힘이 세졌다는 말처럼 바로 옆에서 막걸리 파는 장사꾼은 막걸리를 먹으면 장군처럼 힘이 왕성해 진다고 농담처럼 한 잔하고 가기를 은근히 권한다. 날씨가 추운 탓에 거의 사먹는 사람이 드물다. 우리 일행들은 조금 빠른(11시경임: 대부분 새벽 5~6시에 아침식사를 함) 점심이지만 이곳 장군바위 옆에 둥그런 탁자 모양의 제단에서 빙 둘러 서서 점심을 즐긴다. 각자 싸가지고 온 음식을 함께 나누는 즐거움은 산행에 있어서 기분 좋고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한다.

움직이지 않고 있으려니 추워지기 시작한다. 이때 비록 적은 양의 따뜻한 커피지만 그 맛은 일품이다.

 

 

슬슬 짐을 챙겨 망경산으로 향한다. 망경산 갈림길 못 미친 곳에서 몇몇 회원들께서도 점심을 즐기고 있다. 망경산 갈림길에서 일부 회원들은 망경산까지는 500m 내리막에 700m 정도 오르막의 왕복 코스이므로 그냥 하산하자고 한다.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고 망경산으로 향하여 조금 내려가던 중 선두 그룹 팀은 벌써 갔다 오고 있었다.

진흙길을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올라가기는 더 힘든 것 같다.

 

 

망경산 600.9m 에 정상에 올라 멀리 경치를 바라보라는 뜻에서 이름 지어진 곳이지만 짙은 안개로 멀리가 아니라 코앞도 보기 힘든 지경이다. 답답함을 삭이고 마음의 평정을 찾아 아산시 배방읍과 송악면 일대를 사진에서 보았던 광경들을 연상해 본다. 그래도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자연이 하는 일이라 우리 인간이 어찌 할 수 있겠는가?

 

 

회원들과 인증 샷을 한 후 한 잔의 막걸리로 갑오년에도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이 이루어 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건배를 한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길은 올 때 보다 상당히 빠르게 간다. 어디서 갑자기 힘들이 솟은 모양이다. 금방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망경산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다시 설화산 갈림길로 하산한다.

 

 

임도의 정자에서 후미 팀인 산악대장과 새로 온 여성회원들이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따끈하게 데운 정종 한 잔씩 나누어 주는데 그 맛은 온몸에 훈훈한 열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 같다.

 

 

임도에서 강당골 주차장까지는 겨우 2.4km 정도의 거리로 늦어도 40분 이내면 도착할 것이다.

하산 길에다 시간적으로 여유로워 느긋한 마음으로 안개속의 경치를 나름대로 감상하면서 앞서가는 회원들의 일상사를 재미나게 들으며 하산하니 한 결 쉽게 내려오는 것 같다. 두 경상도 남. 녀 회원의 강력한 돌직구 스타일의 언어는 듣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

 

 

하산하던 중 반디 고문님의 군대 얘기 도중 나와 같은 소속인 대선배님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서로 지나간 옛날의 젊었을 적 시절의 군대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 덧 강당골 주차장이 있는 개울에 도착하여 온통 흙투성이로 변한 신발세척과 산행으로 흘린 땀을 씻으며 오늘의 산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오늘의 산행은 처음부터 짙은 안개 속에서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앞만 보고 산행해야만 해서, 주변을 보지 못하는 단조로운 산행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렇지만 모두들 즐거운 마음과 각자 밝은 표정으로 보아 자신에게 즐거웠다고들 말할 수 있는 산행인 것 같이 보였다.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안개 속을 산행하면서 광덕산이 지니고 있는 큰 뜻인 많은 덕을 쌓아서 중생들에게 베풀라는 가르침으로, 수신(修身)제가(齊家)면 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서 닿는 하루의 산행인 것 같다.

 

 

버스에 도착하니 모두들 따뜻한 라면을 즐기느냐 즐거운 표정들이다. 늦은 점심과 이른 뒤풀이로 항상 모자라던 라면이 오늘은 풍족한 것 같다. 버스 출입문 앞에서는 오부장님께서는 에어 물 호스로 각자의 신발에 묻은 흙을 제거하느냐 정신이 없다. 참 고생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차가 더러워져 세차하는데 더 힘이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여튼 만사불여 튼튼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모두들 깨끗한 신발을 신을 수 있어서 고마워한다.

 

 

강당골 주차장의 화장실에 들르니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이 들려온다. 화장실이 너무나 깨끗하고 청결하다. 세상 어디에 가도 이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은은하게 들려오는 곳은 없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유엔을 속이기 위한 기만술책으로 수많은 유태인 감옥을 위장하였던 당시를 떠 올리며 위장 아닌 실제의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이 너무나 멋지고 감탄스러운 화장실 문화라는 것으로서 세계 일등 국민의 자긍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오늘의 산행은 처음 예상했던 대로 모처럼 일찍 귀가하는 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