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소금강(小金剛) !!!
(2014.6.29. 일. 분당; 맑음, 노인봉 정상 부근; 흐린 후 약간 비, 소금강 계곡지역; 맑은 후 4시경 비)
금강산(金剛山)에는 기기묘묘(奇奇妙妙)한 일만 이천 봉우리의 아름다운 산과 명경수(明鏡水)와 같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수많은 폭포(瀑布)들이 있어 아름다운 산이란 뜻으로 금강산(金剛山)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현실에서 쉽게 가 볼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북녘 땅에 있는 금강산 못지않게 아름다운 곳이 바로 강릉시. 평창군. 홍천군을 경계로 하여 이루어진 오대산 국립공원 안에 소금강 지구로서 노인봉(1,338m)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13km 계곡 따라 선경(仙境)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대자연(大自然)의 장엄(莊嚴)한 비경(秘境)들이 펼쳐져 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천년의 사직이 무너진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 태자의 한 많은 숨결이 묻어 있는 곳도 있는가 하면,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는 이 아름다운 계곡을 찾았다가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의 비경에 빠져 ‘유청학산기’에 금강산의 축소판이란 뜻으로 소금강(小金剛)이라 기록하여 현재까지 그 이름이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이 분단된 현실에서도, 남한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기에 1970년에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된 곳이 바로 소금강(小金剛)인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군복무시절 약 20 여 일 간 비정규전(非正規戰) 훈련(訓練)을 받던 곳으로서 그 당시는 너무나 힘들었던 곳으로, 천리행군의 시발 처로서 소금강에서 인천까지 산속으로 걸어갔던 추억의 장소로서 항상 가슴속에서나 꿈속에서도 자주 찾게 되는 그립고 그리운 장소가 된 곳이 소금강(小金剛)으로서 지금도 시간이 있으면 수시로 찾는 곳이다. 추억의 장소인 소금강의 주봉인 노인봉(老人峰;1,338m)을 오른 후 소금강의 아름다운 자연의 비경(秘境)을 감상하려한다.
지난주 삼악산 산행 시 만 차였던 산행이 오늘은 많이들 쉬고 싶은지 예약률이 저조하여 단조로운 분위기 속에서 산행할 것 같았는데 막상 만남의 장소에 와 보니 거의 만 차에 가깝게 많은 새로운 회원들이 참석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산행을 하게 되어 기쁘다.
분당을 출발한 버스는 36번 국도를 지나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로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 차창 밖의 풍경은 온통 한 여름을 만끽하게 짙은 녹색 하나로 채색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의 푸른 물과 하얗게 피어 있는 야생화가 강변을 가득 메우고 있고 달리는 버스안의 TV에서는 남미의 내륙국인 볼리비아의 하얀 설산을 방영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하얀 설산을 보니 금방 무더위를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또한 지금 아름다운 소금강을 향해 가고 있지만 이국의 낯선 땅에 대한 동경이 가슴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버스는 횡성휴게소에서 잠시 쉰 후 다시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간다.
진부IC를 빠져 나와 오대산 월정사로 향하는 2차선 길로 접어든다. 도로 옆으로는 잘 정리된 밭에 감자, 양배추, 칸나, 특용작물 등 각종 농작물이 한 여름의 정기를 받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버스는 월정사 조금 못 미쳐 진고개를 향해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올라간다. 출발한지 2시간이 다 된 10시경에 진고개 휴게소에서 차가 멈춘다. 이곳이 해발 1,000m이상이 되다보니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반디회원들은 내리자마자 각자 알아서 산을 향해 본능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진고개 휴게소 → 노인봉 3.9km/1;40분 → 낙영폭포, 만물상 5.7km/2;00분 →
구룡폭포 1.4km/0;30분 → 소금강 분소 3.2km/1;20분으로
산행시간 약 14.2km/5;30분소요 예정이다.
진고개는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와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 사이에 위치한 고개로서 지형적으로 백두대간의 동대산(1,36m)과 노인봉(1,338m)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옛날부터 이 진고개는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질다(泥; 진흙 니에서 유래)는 뜻으로 진고개라는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
오대산 국립공원이란 커다란 입구 간판을 지나 노인봉을 향해 오른다. 얼마 오르지 않아 한 때 경작지였던 밭에는 화들짝 피어 있는 야생화가 반갑게 맞아 주고 있고, 반디회원들의 산행하는 긴 행렬은 야생화와 사람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산은 항상 오르막이 있기 마련이다. 노인봉(1,338m)으로 향하는 길도 예외는 아니다. 산은 오르기 힘들다. 힘든 대신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은 볼거리를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르려고 한다.
약간 흐린 날씨 탓에 안개가 서서히 주변을 감싸오고 있다.
앞이 희미하고 뿌옇게 보인다. 산은 높을수록 자신의 자태를 보여주기 꺼리는지 자주 안개나 구름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 같다. 안개로 가득한 참나무 숲을 헤치고 오르다 보니 벌써 노인봉(1,338m) 정상이 눈앞에 다가 선다.
노인봉(老人峰;1,338m) !
산 정상이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사시사철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여 진다고 하여 노인봉(老人峰)이라 불러지는 봉우리다.
그러나 실제 이 산 봉우리는 토산으로 형성된 산봉우리에 꽃 봉우리 같이 생긴 화강암이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서기(瑞氣)를 받아 산천의 정기를 응축하여 백두대간의 끝자락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게 하는 봉우리로서 그 역할에 걸맞은 이름이 새로 부여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마 노인봉은 조선시대 때 강원도 사람을 비하하는 말로 암하노불(巖下老佛 ; 큰 바위 밑에 있는 늙은 중)이라 한 것 같은 맥락에서 지어진 이름인 것 같다.
흙산에서 이처럼 강한 서기를 품은 화강암 덩어리가 있는 산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마치 진흙 속에서 갓 피어난 연꽃의 꽃 심 같은 모양의 산봉우리...
즉 연화봉(蓮花峰)이나 영봉(英峰) 또는 영봉(靈峰) 등등...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그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이 봉우리 정상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자연의 신비감을 느낄 것 같다.
안개로 인해 동남쪽 방향에 있는 소황병산, 황병산(1,407m)이나 북서쪽에 있는 동대산(1,333m) 등은 거의 조망할 수 없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태로 거의 조망할 수 없다.
그렇지만 많은 산행객들은 자신이 이곳에 왔다간다는 증표를 남기기에 바쁘다. 나 또한 증표로 남기고 가슴 한 구석에 왜 굳이 많고 많은 이름 중에 희망을 심어 주는 이름으로 짓지 않은지 의구심을 갖고 대피소 방향으로 향한다.
밥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반디회원 전원이 모여 즐거운 점심을 즐긴다.
밥을 먹고 나니 비가 조금씩 내린다. 일기 예보 상 오후 늦게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비가 먼저 온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처지라 그래도 조금 기다렸다 오기를 바라면서 낙영폭포로 향해 내려간다. 낙영폭포까지는 급경사이다.
조심조심하면서 내려가니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거의 계곡에 다다르니 어디선가 맑은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가 하면 동시에 하늘에서는 밝은 빛이 내리 비추기 시작한다.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에 그저 담담히 지켜 볼뿐이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아래로 내려오니, 바람에 꽃잎이 날려 떨어지는 모습과 같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형상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낙영폭포(落英瀑布)가 반긴다. 비록 낙차는 크지 않지만 2단으로 형성된 폭포는 산객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맑은 계곡의 물소리와 새들의 합창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광폭포와 물길이 세 번 굽이쳐 흐른다는 삼폭포가 웃으면서 반긴다.
계곡을 찾고 있는 산객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모두들 푹 빠져서 자신들이 마치 자연의 일부인양 맑은 물에 발도 담그면서 즐기고 있다.
또한 조금 넓은 바위에는 옹기종기 모여 자연을 벗 삼아 점심을 즐기며 마냥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맑은 계곡물을 따라 내려오면 올수록 아름다움은 배가 되는 것 같다. 바위 위에 꼿꼿이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
커다랗고 둥글둥글한 바위들의 틈새로 흐르는 맑은 물과 돌들 위에 붙은 푸른 이끼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하얀 구름 반석 같은 백운대(白雲臺)에는 많은 산객들이 자리 잡고 자연을 즐기고 있는 광경은 구름위에 점점이 떠 있는 뭉게구름을 연상시킨다. 조금 더 내려가니
여러 가지 기암괴석이 마치 만물(萬物)이 진열되어 있는 듯한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만물상(萬物相)이 나온다. 즉 귀신의 얼굴 같은 바위형상의 귀면암, 촛불 형상의 촛대석, 거문고 타는 모습의 탄금대, 암봉 가운데 구멍이 뚫려 낮이면 해(日)같고 밤이면 달(月)같은 일월봉(日月峰) 등등 수많은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이 만물상(萬物相)을 장식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계곡과 주변경관들은 산객의 마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곳에 계속 머물면서 옛 선인들처럼 차라리 신선(神仙)이 되어 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계곡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참나무들 속에서도 곱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소나무는 나무 중에서 으뜸이라는 뜻으로 곧장 선비들의 기개와 여인의 정절을 의미하기도 하고, 떨어질 때 한 쌍이 함께 떨어져서 남 녀 간의 영원한 사랑의 정표로 여기기도 한다.
어느덧 소금강을 대표하는 구룡폭포에 다다른다.
구룡폭포는 구룡호에서 나온 9마리의 용이 폭포 하나씩 차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서 6번째 폭포는 군자처럼 조용하게 흐른다 하여 군자폭(君子瀑)이고 마지막 폭포는 상팔담(上八潭)이라고 한다. 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속까지 시원한 것 같다. 구룡폭포에게 그동안 잘 있었는지 안부를 묻는다.
너를 알고부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너의 자태의 변화를 보고 싶어 수없이 너를 보러 왔었지! 자주 못 올 것을 대비해 너의 사진을 항상 곁에 두고서 보고 있었다. 오늘 보고 나면 언제 또다시 너를 보러올지 모르겠구나! 그래서 실컷 너를 보고 또 보고 너의 자태를 가슴속에 새겨 둘 것이다.
오랫동안 구룡폭포와 해후(邂逅)한 후 무릉계곡으로 내려간다.
마의 태자의 숨결이 묻어 있고 율곡 이이선생이 ‘유청학산기’에 식당암이라고 한 넓
은 바위에는 많은 산객들이 늦은 점심을 먹느냐 부산스럽다.
식당암 바로 앞에는 거울같이 물이 맑다는 경담(鏡潭)에서 예전에는 수영도 하면서 즐겼던 곳으로 감회가 서린다. 금강사(金剛寺)에 잠시 들러 그동안 자연에 너무 심취해 선경(仙境)인지 현세(現世)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혼미(昏迷) 했던 정신을 가다듬는다. 하늘에서 7선녀(仙女)가 내려와 목욕(沐浴)을 하고 오른편 화장대(명경대)에서 화장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연화담(蓮花潭)과 십자소를 지나 무릉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예전에 조그마한 집이 있던 곳에는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소금강 분소에 다다르니 율곡 이이선생이 쓴 소금강(小金剛)이란 글귀가 반갑게 맞이한다. 선경과 현세를 넘나들다 보니 몸에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시원한 물로 온몸을 씻고 나니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곁들어 소금강의 옥수수 동동주 한사발의 시원한 맛은 가슴속 깊이까지 시원하게 해 준다.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노인봉 정상을 오를 때 산행 후에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하였던 것을 천지신명(한울님)께서 들어 준 것 같다.
오후 4시 정각에 버스는 이동하여 삼산계곡의 한 식당에서 경사를 치른 회원님의 찬조로 돼지수육과 막국수로 산행의 아름다운 뒤풀이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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