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마음으로 걷는 산 대암산 솔봉(1,129m)!

미지부동산 2014. 7. 29. 12:22

마음으로 걷는 산 대암산 솔봉(1,129m)!

(2014.7.27. 일. 분당; 맑음, 대암산 솔봉; 안개 낀 후 맑음)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라고 양구군에서 슬로건을 내걸고 홍보하고 있다. 정말 10년이 젊어질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모두들 양구군에 가서 살겠다고 너도 나도 몰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금까지 양구에 가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언론이나 매스컴을 통해 들어본 일이 없다. 그러면 양구군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단 말인가? 또한 양구군이 사기 쳤다고 고소 고발한 일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된 일인가?

10년이 젊어 질수 있다는 양구군 소재의 대암산 솔봉(1,129m)을 오르면서 10년이 젊어지는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산을 오르려 한다.

 

 

7월도 벌써 하순으로 접어들어 여름휴가로 도로마다 붐비기 시작한다. 예년 같으면 장마도 거의 끝나갈 즈음인데 올해는 이상 기온 현상으로 비록 장마철이긴 하지만 비는 거의 오지 않아 산천의 계곡과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식수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를 것 같다. 하늘은 맑은 것인지 아니면 흐린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안개와 후덥지근한 날씨가 짜증나게 하기 딱 맞다. 아무리 날씨가 덥고 후덥지근하더라도 산이 좋아 매주 산행하는 반디식구들은 한 결 같이 오늘도 산을 오르기 위해 산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

우리의 버스는 춘천~양양 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가평휴게소에 잠시 정차한다.

오늘따라 휴게소에는 산행을 위한 관광버스들과 휴가를 즐기려는 차량들로 휴게소가 가득하다. 관광버스의 앞면 유리창에 붙은 산악회이름들은 그 지역의 특성과 연령, 기호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등산인구가 1,800만이란 것과 산악회가 10만개 이상 된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것 같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춘천을 지나 화천지역을 접어들었는가 싶더니 다시 양구군으로 접어든다. 이 지역들은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북녘 땅이 눈앞에 바라보이는 민통선과 가깝기 때문에 그리 쉽게 갈 생각도 못하고 어지간해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다. 전두환 정권시절 북한의 수공작전을 방어하기 위해 전 국민들이 애기들 돌 반지나 금붙이 등 성금을 모아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해 야단법석을 떨었던 평화의 댐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한 때 찾은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잊어져 가고 있다. 나 또한 그 당시 평화의 댐을 구경하기 위해 이곳에 온 적이 있다.

오늘 우리가 오르려 하는 산은 대암산(1,304m)을 오르는 중도에 있는 솔봉(1,129m)이다.

대암산 정상까지 산행하려면 민통선 군사보호지역이라 군사안보상 양구군청 산림과에 사전허가를 얻어야만 가능하며, 일일 인원도 100명으로 한정되어 있다. 천혜자원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용늪과 펀치 볼을 볼 수 없어 아쉽겠지만 등산로 출입이 자유로운 솔봉(1,129m)까지만 산행할 수밖에 없다.

 

 

어느덧 우리의 버스는 출반한지 3시간이 다되어가는 09시50분경에 후곡(後谷) 약수터에 정차한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후곡약수 → 옹녀폭포 삼거리 3.5km/1;30분 → 솔봉 2.2km/1;10분 → 옹폭삼거리 2.2km/1;00분 → 옹폭→광치계곡 2.2km/0;50분 → 산행종점 1.0km/ 0;30분으로

산행시간 약 11.1km/5;00분 소요예정이다.

산을 오르기 전에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 그릇을 마시니 진한 탄산수가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주변의 관광안내문을 사진 찍고 있는 동안 벌써들 산으로 오르고 있다.

오늘은 A, B 코스가 따로 없고, 대암산 솔봉(1,129m)까지는 거의 육산으로 고도차도 그리 크지 않아 산행하기에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 산이다.

천천히 후미에서 산의 맛을 느끼며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후곡 약수터를 벗어나 얼마가지 않은데 함께 산행하는 일행분이 콧등과 머리 부분에 벌에 쏘였다고 한다. 상당히 아픈 모양이다. 2주전에 설악산을 산행하면서 벌에 쏘여 헬기로 긴급구조 되었던 산악대장이 쏘인 상처주위를 관찰하면서 계속 추이를 보자고 한다. 산은 갑자기 오르막이다. 낙엽송이 쭉쭉 뻗은 산에는 안개가 오락가락한다. 등산로는 비가 온 탓인지 축축하게 젖어 있어 걷기에는 편하나 나무들에 물기가 너무 많아 신발과 옷이 젖는 것이 흠이다. 그래도 땀은 나기 시작한다. 한참 오르막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 산은 약간 완만한 경사길이 나오게 된다. 잠시 숨고르기를 한 후 다시 오르막이 이어지기를 몇 번한다. 주변에는 소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다.

 

솔봉는 ‘소나무가 우거진 봉우리’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지 소나무들이 많다. 등산로에는 철쭉나무와 진달래나무들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봄에는 철쭉꽃과 진달래꽃으로 장관이었다는 것을 연상할 수 있다.

 

 

한참 오르니 함께한 일행 분들이 엿 먹고 가자고 한다. 무겁게 지고 온 엿과 수박을 내놓는다, 땀과 갈증으로 목말랐는데 수박은 감로수였으며 엿은 몸에 에너지를 제공해 주었다.

힘이 솟구치는 것 같다. 얼마쯤 더 올라가니 아예 점심 먹고 가자고 한다.

조금 전의 간식으로 식사하기는 빠른 것 같았지만 함께 어울려 식사한다.

등산로의 긴 통나무 의자에 반찬을 쭉 일렬로 놓으니 그것도 보기 괜찮아 보인다. 식사를 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회원들이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게 된다.

솔봉 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므로 산을 오르면서 등산로 옆에 핀 야생화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자연과 교감을 나눈다. 특히 원추리는 노란 꽃망울을 활짝 피우고 있다. 노란 꽃의 자태는 매우 아픔답다. 지난 밤 비가 내렸는지 아직도 물기가 가득하여 무거운지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천천히 후미대장과 오르면서 여러 야생화들을 사진에 담는다. 후미대장도 꽃의 아름다음에 반했는지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 아예 꽃을 입에 물고 꽃과 일심동체가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등산로에는 산과 어울리게 디자인 한 이정표와 안내 글들이 정겹게 보인다.

솔봉 삼거리에서 솔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솔봉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소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참나무들의 숲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구군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는 것과 산을 오를 때 몸으로 걷지 말고 마음으로 걸으라는 화두를 머릿속에서 수없이 되 뇌이며 오르고 있다.

먼저 산행한 회원들은 지금 막 내려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오르고 있는데...

솔봉 조금 못 미쳐 많은 무리의 산행인 들이 거하게(진수성찬) 점심을 먹고 있다.

솔봉에 오르니 노란 원추리 꽃과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반긴다. 솔봉이라는 조그맣고 아담한 정상 석과 만남의 정을 나눈 후 전망대에 올라 가 멀리 북녘 땅을 망원경으로 보나 흐린 날씨 탓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주변의 경관을 둘러보면서 감회에 젖는다.

 

 

솔봉 전망대 밑에 있는 조형물에는 산을 오르면서 수없이 생각하고 있던 단어들이 바로 눈앞에서 악수를 청하면서 얘기하고 있지 않는가? ‘몸으로 걷기보다는 마음으로 걸어보세요. 이제 당신만의 길이 시작됩니다.’라는 글귀와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조형물이...?

 

어떻게 하면서 걷는 것이 마음으로 걷는 것인지...?

솔봉과 전망대를 뒤로 하고 다시 하산한다. 내려오면서 아무리 눈 씻고 봐도 소나무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왜? 소나무가 우거진 봉우리라는 뜻의 솔봉이란 이름이 명명되었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을 추측하면서 하산한다. 계곡방향에서 물소리 같은 것이 계속 들린다.

한참을 내려가니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면서 세찬 물소리를 내고 있다. 별로 비가 오지 않은 것 같은데 계곡의 물줄기는 약간 불어난 것 같이 느껴진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의 바위에는 많은 이끼들이 자라고 있다. 이곳 광치계곡의 골짜기의 바위들에도 탐스런 이끼들이 자라고 있다.

 

 

이끼가 산다는 것은 그 만큼 물이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맑고 깨끗한 곳에 자라는 이끼에는 우산이끼와 솔이끼가 있지만 물가에는 주로 솔이끼가 자라고 있다. 이끼는 생명력이 강해 다른 식물들이 살기 어려운 바위나 땅에서 자라고

 

 

리 썩어서 흙을 기름지게 해주므로 개척자식물이라고 한다. 또한 계곡이나 냇가에 사는 이끼는 중금속을 빨아들여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이끼의 역할 때문인지 계곡의 흐르는 물에 파릇파릇한 이끼를 보면 생동감을 느끼게 된다. 광치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폭포가 나타난다. 옹녀 폭포다. 마치 여인의 엉덩이와 흡사한 모양에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어 누군가가 재미있는 말을 만든 것 같다. 옹녀 폭포에서 옹녀와 변강쇠를 생각하면서 그들의 즐거워했던 그 순간을 연상하면서~~~

또한 노한 산신령의 지팡이에 얻어맞아 엎어진 자세로 바위가 된 옹녀와 50m 까지 굴러가 엎어진 자세로 바위가 된 변강쇠의 전설이 깃든 이 광치계곡은 옛부터 연애골로 불리며 현재까지 그 명성이 유지되는 것 같다.

 

 

광치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오던 중 나무가 쓰러져 등산로를 막고 있어 겨우 나무동굴 같은 곳을 빠져나오니 땅벌들이 왔다 갔다 한다. 벌들을 조심하면서 계곡 따라 내려온다. 맑은 물이 유혹한다. 유혹에 못 이겨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계곡의 물은 너무 차서 오래 있을 수 없다. 몇 번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한참 있으니 한기가 느껴진다.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맑은 마음으로 내려오는데 앞서간 후미대장이 벌에 쏘였다고 한다.

바로 뒤따라가다 나도 말벌에 양쪽무릎을 쏘였다. 매우 따끔거린다. 욱씬욱씬 쑤신다. 긴급 구조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계곡 따라 조금 더 내려오니 주변에 호랑이, 사슴, 부엉이, 여우 등과 같은 조형물을 숲속에 배치하여 탐방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으며, 곁들여 활짝 핀 야생화들이 반기고 있으니 그 맛은 한층 더 난다. 어느덧 광치계곡 주차장이 눈앞에 다가선다.

 

오늘 산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벌에 쏘인 것 같다. 비록 벌에는 쏘였지만, 양구에 오면 10년 젊어진다는 것과 마음으로 걸으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게’ 라는 티베트의 속담처럼 항상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인 사고로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만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일찍 하산한 일행들이 우리가 도착하는 것을 보면서 버스에 오른다. 오늘의 하산 뒤풀이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다. 춘천 오금리를 지나 한 참 후 도착한 식당에는 많은 손님들로 꽉 차 있다. 등산 후 한 잔의 술과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를 곁들인 뒤풀이는 회원들 모두에게 베타엔돌핀(힘든 등산하고 나면 우리의 뇌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베타엔돌핀이 증가한다.)이 돋는지 왁자지껄한 대화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