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따라 걷는 길

가평 매봉(929m), 칼봉산(900m)을 오르다

미지부동산 2014. 8. 5. 19:42

가평 매봉(929m), 칼봉산(900m)을 오르다

 

(2014.8.3. 분당; 비, 칼봉산; 흐렸다, 맑았다, 흐렸다, 비)

태풍‘사니크’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하루 1,000mm 이상 되는 물 폭탄이 쏟아져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목포 등, 서해. 남부해안지역은 태풍‘사니크’의 영향권에 들어 많은 재산피해와 더불어 선박의 입출항과 해안도서지역을 잇는 여객선이 끊겨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태풍의 여향으로 오늘 치르기로 예정되었던 각종 많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도 불구하고 분당반딧불이산악회는 많은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가평 하면 마일리의 연인산도립공원내 있는 매봉(929m), 칼봉산(900m)을 오르려한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다. 비 오는 날 산행한다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은지 지난밤까지만 해도 42명이 산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우중산행이 부담이 갔는지 36명만을 태운 우리의 버스는 외곽순환도로, 춘천고속도로의 화도IC에서 빠져나와 경춘 국도를 향해 달리고 있다. 창밖은 강력한 태풍이 몰려오려는지 고요하고 간간히 바람만 일렁이고 있으며 북한강의 수면은 잔물결이 일고 있을 뿐이다. 산행준비를 위해 대성리 만남휴게소에 잠시 정차한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진다. 이정도의 빗줄기면 산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누군가가 만약의 상태를 대비하여 그림책(화투)을 구입하여 회원모집을 한다. 빗줄기가 굵어지면 굵어질수록 회원들의 마음도 혼란스러운가 보다. 우리의 버스는 가평. 포천 간 새롭게 개설된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얼마가지 않아 가평 하면 상천리에서 빠져나와 하면 현리 방향에 있는 연인산(戀人山) 도립공원으로 향한다. 계곡에 접한 도로에는 피서객들의 차량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고, 전원주택지로 개발한 부지들은 주인을 찾지 못해 방치된 상태로 있어 주변 환경에 어울리지 않아 보기에 흉물스럽다.

얼마 전 까지만도 비가 오던 날씨는 맑아지더니 햇살이 조금 내비치고 있으니 그림책을 사온 회원께서 원가 4천원에서 3천원에 손해보고 되팔겠다고 하나 누구하나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느덧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가평 하면 마일리 국수당 입구의 주차장에 정차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마일리 국수당 → 우정고개 1.8km/0;50분 → 매봉 2.3km/1;00분 → 회목고개 1.2km/0;30분 → 칼봉산 → 회목고개 2.0km/1;00분 → 경반계곡 →배골 주차장 5.8km/1;40분으로 산행시간 약 13.1km/5;00분 소요예정이다.

 

 

아직 아홉시 전이라...

예정 산행시간 대로라면 적어도 오후 2시면 하산 할 것으로 생각하니 느긋한 마음이 든다. 산행들머리의 고도는 240m에서 시작해서 우정고개 622m, 매봉 929m, 회목고개 약 700m, 칼봉 900m로서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고도차를 보이는 산행이 될 것이다. 국수당 입구에서 시작한 산행은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위로위로 오른다. 위로 오르면서 비 때문에 산행을 포기한 사람들은 이처럼 날씨가 좋은 걸 알면 많이 아쉬울 것이다. 우정고개(622m)까지 산은 계속 고도를 높이고 있다. 우정고개 거의 다다르니 하늘은 흐려져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한다. 좌측으로 가면 ‘길수와 소정의 전설’이 깃들고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연인산(戀人山;1,068m)

 

 

으로 가는 등산로이다. 우측은 등산객이 많지 않아 길게 자란 풀 섶을 헤치며 매봉(929m)방향으로 오른다. 아직 태풍‘사니크’의 영향 때문인지 세찬 비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니 능선의 등산로 옆에 자라고 있는 갈대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심하게 흔 들리고 있다. 풀 섶에 간간히 핀 야생화도 세찬 바람에 고개를 못 들고 있다. 매봉(929m), 칼봉산(900m)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드러운 흙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면 진흙 길의 등산로는 걷기 힘들 정도로 마치 빙판같이 미끄럽다. 위로위로 올라 갈수록 안개는 자욱하여 주변경관을 거의 볼 수 없다. 비바람은 더욱 세차게 분다. 아직까지는 많은 양의 비는 오지 않고 있다. 비록 비바람은 불고 있지만 산행하는데 오히려 나은 것 같다. 빗방울이 굵어지니 회원들은 등산 백에 방수용 커버를 씌우기 시작한다. 위로 오르다보니 어느덧 매봉(929m)의 정상석이 눈앞에 다가선다. 정상석이라 해봐야 보잘것없지만 그러나 매봉(929m) 정상에 오르니 바로 옆에 전파기지소가 있다.

 

 

잠시 후 회목고개 방향으로 향한다. 너무 가파른 비탈 경사면에 비가 와서 반질반질한 매끄러운 미끄럼틀 같다. 앞서간 일행 몇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나 또한 이곳에서 크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잠시 정신을 다른 곳에 두면 반드시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조심조심 하산한다.

회목고개까지 내려와 고개에서 기념으로 사진에 담고 칼봉산(900m)으로 향한다.

칼봉산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르나 이름처럼 칼날 같은 바위가 수없이 많으리라 생각되었으나 그렇지 않고 부드러운 흙산으로 줄곧 이어지는데 칼봉산 정상 조금 못 미친 곳에는 커다란 바위와 그 옆 바위 위에 우뚝 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참으로 대단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니 칼날같이 예리한 바위가 있다. 이런 바위가 있어서 칼봉산(900m)이라 이름 지어진 것 같다. 먼저 올랐던 일행들은 칼봉산이 바로 지척에 있으니 힘내라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칼봉산(900m)정상은 좁은 공간에 커다란 정상석이 우뚝 서 있다. 칼봉산과의 만남의 뜻을 기려 사진으로 남긴다. 칼봉산 신. 구 정상석

 

 

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옛날 것은 너무나 적고 새로운 것은 또한 너무나 커서 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 부조화된 칼봉산의 정상석들이다. 회목고개로 하산하면서 때가 되었는지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한다. 식사하기에 마땅한 공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비는 계속 조금씩 내리고 있다. 그래도 한 자리를 잡고 점심을 즐기기 위해 도시락 통을 꺼내보니 심한 엉덩방아 때문에 반찬통이 깨져있다. 뒤 따라 오던 회원들은 미리 식사하고 칼봉산으로 오르고 있다. 빗속에서 식사는 모든 면에서 불편하다. 그렇지만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는 에너지를 보충해야만 한다. 마지막 하산 시 까지 산행할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다시 하산한다. 산행지도상에는 회목고개에서 경반계곡 따라 이어지는 것으로 표시 되었으나 계곡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임도 따라 표시된 등산로표시는 4.8km 밖에 안 남은 것으로 표시되어 있어 넓은 임도 따라 룰룰랄랄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하늘은 다시 맑아지기 시작한다. 멀리 안개가 감싸 않은 칼봉산 봉우리와 주변의 아름다운 산봉우리들이 짙은 녹음으로 눈앞에 다가선다.

 

 

 

경반계곡을 가로 질러 난 임도 주변에는 잣나무들과 쭉쭉 뻗은 낙엽송이 즐비하고,

임도에는 야생화가 즐겁게 반기고 있으며, 바위 밑에는 벌통들이 놓여 있다. 지난주 양구 대암산 솔봉 산행 시 말벌에 양쪽 무릎을 쏘여 거의 일주일 가깝게 가려워 힘들었는데 다시 벌을 보니 조심하게 된다. 많은 벌들이 벌통을 드나들며 윙윙 거리고 있다. 벌들과 만남을 뒤로하고 임도 따라 걷는다. 한 참 내려오니 수락폭포 안내판이 나타난다.

 

 

 산속으로 5분 여 이상 들어가 있는 수락폭포는 33m 높이에서 뿜어

져 나오는 물줄기는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신경통과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는 수락폭포의 전설의 유혹에 이끌려 폭포의 물줄기에 몸을 담근다. 참으로 시원함의 극치를 맛보는 것 같다. 폭포의 떨어지는 물소리에 심취하여 세월을 낚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폭포가 내는 자연 오케스트라는 듣는 이의 마음에 따라 여러 가지 음으로 들릴 것이다. 웅장한 자연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빠져 있다 보니 시간은 너무나 야속하게 흘러가고 있다. 아쉽지만 연주 중에 빠져나와 다시 하산한다. 아름다운 장중한 자연 오케스트라 연주와 시원한 폭포수에서 귀와 마음을 정화하고 나니 자연과 일심동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반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숲속의 나무들과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계속 아래로 내려간다. 경반사라는 작은 절이 나오고 바로 옆 작은 폭포와 용담이 아름답다. 또한 임도 옆에 누구를 위하여 울리려는 종인지 덩그렇게 서 있다.

 

 

계곡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즐기고 있으며 또한 많은 먹거리를 구어 먹는지 멀리까지 냄새가 진동한다. 하염없이 경반계곡을 따라 난 임도 따라 내려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칼봉산자연휴양림이 나타난다. 도로는 2차선으로 잘 정비되어 있고 주변경관에 어울린 펜션들이 피서객들을 즐겁게 하여 주는 것 같다.

 

또한 한석봉마을이란 곳이 나타난다. 한석봉선생(한호)이 이곳에...? 한석봉 선생은 영암 구림마을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칼봉산 밑 경반계곡에 한석봉 마을이 뜬금없이 왜 생겨났을까? 으아 한 마음을 뒤로 하고 포장된 임도 따라 내려오는데 갑기 비포장도로로 변했다. 좁은 비포장도로 따라 오다 보니 공사가 한창이다.

그래 서로 타협하면서 상생의 길로 가야지 서로 살아남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터벅터벅 걸어간다. 산행 후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기대하면서 왔건만... 오늘은 힘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벌써 3시가 다 되어간다. 멀리 우리의 버스가 보이니 반갑다. 우리 뒤에 오는 일행들은 더 힘들어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버스에 도착하여 보니 벌써 도착해 있다. 우리 몇몇 회원만 알바를 무려 3km이상 하였던 것이다.

 

시원한 막걸리 대신 얼음으로 시원하게 한 수박으로 오늘 산행의 여독을 푼다.

❈(3시30분 가평읍 출발하여 가평 대성리를 벗어나는데 무려 2시간 10분 소요됨.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극심한 교통 체증현상이 있었음)